요즘은 서인영(24)이 '대세'다. 솔직한 입담과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행동은 천방지축이지만 매력이 있다.
그는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크라운 제이와 가상 부부로 등장하며 '신상녀(신상품을 좋아하는 여성)'라는 신조어를 유행시켰다. '된장녀'는 강한 거부감을 주지만 구두를 '아기'라고 부르며 애지중지하는 서인영의 캐릭터는 '개념없다'기보다 '도도한 철부지'처럼 느껴진다.
최근 서인영이 솔로 미니음반 '엘리 이즈 신데렐라'를 발표했다. 싸이와 유건형이 공동 작곡하고 싸이가 작사한 타이틀곡 '신데렐라'는 오락 프로그램 속 서인영의 캐릭터와 오버랩돼 더욱 인기다. 노래는 일렉트로닉을 기반으로 디스코와 펑키가 가미됐다.
29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서인영은 '신상녀'라는 꼬리표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캐릭터가 강한 건 긍정적이지만 냉정하게 보면 좋은 얘기는 아니죠. 장난으로 '신상'이라는 말을 썼는데 졸지에 '신상녀'가 돼버렸어요. 저를 '된장녀'로 생각할까봐 고민도 됐죠. 그런데 여자라면 누구나 패션의 완성인 구두를 좋아하지 않나요?"
서인영은 "돈을 펑펑 쓰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어린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또 연예계 생활을 통해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일에 대한 책임감을 배웠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엄마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저를 데리고 쇼핑을 나갔어요. 어느날 엄마가 제 버릇을 잘못 들였다고 생각했는지 원하는 물건을 안 사주시더라고요. 초등학교 입학 때 신발끈을 가위로 자르고 새 신발을 사달라고 졸랐죠. 엄마는 흔들리지 않았고 결국 끈 잘린 신발을 신고 학교에 갔어요. 제 꾀에 제가 넘어간거죠."
2녀 중 장녀인 서인영이 마냥 '오냐, 오냐' 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것은 아니다. 동덕여고 시절 압구정동에서 길거리 캐스팅된 후 스스로 돈을 벌어 생활했다. 활동이 없는 기간에는 부모님께 손을 내밀었지만 갚는 게 철칙이었다.
"처음에 아버지가 '연예계는 화려함에 빠져 장난치는 곳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대하셨어요. 어릴때부터 호기심은 많은데 끈기가 없는 저를 못 미더워하셨죠. '너와 결혼하는 남자에게 상 주겠다'라고 놀리시던 아버지는 연예계 생활로 달라진 저를 보고 뿌듯해 하세요."
서인영은 연예계 활동으로 철이 들었고 무대에서 노래하며 자아를 찾았다고 했다. 6월 끝난 음악채널 Mnet 리얼리티 프로그램 '서인영의 카이스트'에 출연하며 평생 못 잊을 추억도 만들었다.
"무식하다고 세상에 떠들일 있느냐"며 출연을 완강히 거부했던 그는 좌충우돌 끝에 캠퍼스 생활을 마쳤다. 모르면 모른다고 당당히 말하고, 영어 시험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힘든 일에는 눈물도 흘리고, 어린 학교 친구들에게 인생 상담도 해주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순간에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됐지만 일반인 서인영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손사래를 친다.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인다.
"사람들이 저를 사랑해준다고 느낄 때 무척 행복하죠. 그러나 인기가 떨어지면 죽을 것 같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인기가 없는 게 편할 때도 있거든요. 여행다니기도, 사우나에서 행동도 자유롭죠. 지금도 목욕탕에서 시선 의식 안하고 때를 밀기는 하지만…. 호호. 매일 '넌 평범한 서인영일 뿐이야'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해요."
서인영을 주목하며 대중이 새삼 발견한 부분도 있다. 가창력이다. 솔로 데뷔 음반을 통해 노래 실력을 선보인 그는 이제 무대에서 노래하는게 편하다고 했다.
"처음 솔로로 나섰을 때 '어~ 의외로 라이브 좀 하네'라고 생각한 분들이 많았어요. 제가 무대에서 편해지니 칭찬이 나오더라고요. 지금은 오락 프로그램을 통해 사랑받고 있지만 진정한 가수가 되고 싶어요. 노래도 더 잘하고 싶고 연습도 더 열심히 할 거예요."
그는 안티 팬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사우나에 갔는데 뒤에서 제 욕이 들리는거예요. 그래도 꾹 참았어요. 저도 싫은 사람 욕하는데 제가 싫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글.사진=연합뉴스)
서인영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