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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학생 '요코이야기' 외로운 수업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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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학생 '요코이야기' 외로운 수업 거부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2.1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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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한인 학생이 일제 말기 한국인을 가해자, 일본인을 피해자로 묘사한 '요코이야기(So Far From the Bamboo Grove)'를 배우지 않겠다며 3주째 홀로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근교 웰스리중학교는 지난 1월말부터 6학년 영어시간에 '요코이야기'를 교재로 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한인 학생 배이주 양은 이 책을 배울 수 없다며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배양은 '요코이야기' 수업시간엔 혼자 교실을 나와 다른 영어책을 읽고 있다.

배 양의 어머니 허영희씨는 "학교에서 보내온 교재 목록에 요코이야기가 포함된걸 알고 이주에게 미리 책을 읽히고 마음의 준비를 시켰지만, 막상 학교에서 수업이 시작되자 이주가 미국 친구들과 도저히 이 책을 함께 배울 수 없다고 호소했다"고 말했다.

허씨는 "책 내용에 한국인들이 일본 소녀를 성폭행하는 장면을 읽고는 나도 깜짝 놀랐다"며 "선생님께 이주가 너무 힘들어 한다는걸 말씀드리고 이 책을 배우는 동안 수업에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양은 영어시간에 다른 교실에서 혼자서 공부하지만, "오히려 마음이 편하고 괜찮다"며 "앞으로도 요코이야기 수업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해에도 한 한인 학생이 '요코이야기'를 배우지 않겠다며 수업을 거부했다.

학부모 김영씨는 연합뉴스에 보내온 e메일에서 "지난해 6학년이었던 아들이 요코이야기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도서관에 가 있었다"며 "완전히 일본인의 입장에서만 쓰인 책을 친구들과 함께 읽고 작가의 생각을 알아보는 시험도 봐야 한다니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독서의 자유'라는 이유로 학교측이 요코이야기 수업을 계속하고 있는데 대해 김씨의 아들은 "한 아이의 독서자유가 열 명의 한국인을 죽이는 일이나 마찬가지"라며 "엄마가 요코이야기 교재 금지운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고 김씨는 전했다.

뉴욕의 라이 컨트리데이스쿨에서는 지난해 9월 허보은양이 2주간 수업을 거부, 학교측이 요코이야기를 교재에서 제외시키는 등 일부 학교에서 이 책을 가르치지 않기로 결정했으나 아직도 미국 내 많은 학교에서는 '요코이야기'가 영어수업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저자인 요코 가와시마 왓킨슨씨는 일제 패망기 한국을 빠져나갈 때의 체험담을 담은 이 책이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책 내용의 많은 부분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는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미국 내 한인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교재사용 금지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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