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사가 주최한 3.1절 기념 철원군민 달리기 대회에 참가한 엄씨는 지난해말 고향인 충남 서산을 떠나 여동생이 사는 철원으로 어머니와 함께 거처를 옮긴 뒤 오랜만에 외부 행사에 모습을 보였다.
특히 팔순 노모에게 틀니를 사주기 위해 상금이 걸린 마라톤 경기에 출전한다는 내용의 엄씨를 소재로 한 영화가 제작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끄는 등 달리기에 각별한 애정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 엄씨는 이번 대회 5.2km 구간에 참가해 800여명중 139등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주위의 시선이 다소 부담스러운 듯 시종일관 상기된 표정이었던 엄씨는 출발 초반 상위 그룹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결승점을 눈앞에 두고 급격히 체력이 떨어져 가쁜 숨을 내쉬며 잠시 쉬었다가 결승선을 밟았다.
이웃주민 황이로(69)씨는 "최근 기봉씨와 동네 마라톤 동호회와 20km 달리기 연습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시 기록이 1시간 50분이었다"며 "계속 열심히 파이팅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씨가 사는 마을의 이장인 안송희(52)씨는 "기봉씨가 철원에 거주하는데다 달리기를 워낙 좋아하니까 함께 대회에 참가해 보자는 일부 주민들의 제의에 흔쾌히 응해줘 참가를 결심하게 됐다"며 "하지만 다소 과분한 관심에 가족들의 맘 고생도 없지 않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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