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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AS 고객 홧병 날때 까지 끌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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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AS 고객 홧병 날때 까지 끌면 '끝'
  • 이지희 기자 sbnu11@yahoo.co.kr
  • 승인 2009.11.19 0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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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류업체의 무성의한 AS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함)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지희 기자] 의류업체의 무성의한 AS에 소비자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구입한 지 1년도 안 된 제품이 원단이 없다는 이유로 AS를 거부당하거나 수선을 보낸 옷이 분실되는 황당한 사건도 발생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 무색할 지경이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의복류는 봉제불량, 원단불량(제직 불량, 세탁 후 변색, 탈색, 수축 등), 부자재불량 등의 경우 수리, 교환, 환급의 절차대로 보상이 이루어진다.

특히, 교환의 경우 동일가격, 동일제품교환을 원칙으로 하며 상하 일착인 경우 한쪽에만 이상이 있어도 일착으로 처리된다. 그러나 이 같은 보상 규정은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업체들은 대부분 소비자 과실로 몰아 부치며 보상을 거부하고 피해를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AS 불가” 자동응답기 응대

군산시 나운2동의 백 모(여.37세)씨는 지난 10일 변색된 남편 정장 바지의 AS 요청이 거부됐다며 불만을 토했다.  더욱이 '자동응답기'수준의 상담원의 태도에 혀를 내둘렀다.

백 씨는 지난 3월 (주)신원의 남성복 브랜드인 지이크(SIEG)의 남성 정장 한 벌을 30만원에 구매했다.


지난 10월 말, 백 씨는 바지 원단의 부분적 변색을 이유로 구입 매장에 AS를 요청했다. 그러나 열흘 뒤, ‘원단 천이 부족해 판 갈이를 해줄 수 없다’는 본사의 답변과 함께 양복바지가 고스란히 되돌아왔다.


화가 난 백 씨는 본사로 항의하자  담당직원은 “자투리 천은 무한정 있는 것이 아니고 정해진 양만 있는데 이미 그 양을 다 써서 AS를 해줄 수 없다. 짜깁기나 누비는 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백 씨는 “구입한 지 1년도 안 돼서 변색됐는데  AS조차 받을 수 없다는 답변이 너무 황당하다”며 분개했다.


이에 대해 지이크 관계자는 “동일한 제품의 재고를 파악해 소비자께 저렴하게 제공할 계획이다”며 입장을 밝혔다.


기계적인 고객응대에 대해서는 “원단을 보관하는 것은 의무사항은 아니고 서비스 차원에서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판 갈이가 가능한 경우는 그렇게 해 드리지만, 이 경우는 판 갈이를 해도 원단끼리 색상차이가 날 수 있어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을 드린 것이다. 의사소통상의 문제로 고객의 불만을 사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열 번도 입지 않아 해진 양복바지, 수차례 연락 끝에 겨우 교환


서울 상일동의 안 모(남.31세)씨는 지난 2월 초, 잠실 롯데백화점 인터메조 매장에서 64만원을 지불하고 결혼 예복을 장만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중순, 바짓가랑이 부분의 원단이 풀어져 해져버렸다. 당시 10번도 입지 않은 양복바지여서 황당했던 안 씨는 백화점 인터메조 매장에 원단 불량을 검사 의뢰했다.


10월 말, 안 씨는 ‘100% 사용자 과실로 발생한 하자로 보이며 심의를 받아 봐도 의미가 없을 것이다. 8만원의 수리비가 들 것이다’는 답변을 듣게 됐다. 바지의 해진 부분은 박음질이 돼 돌아왔다. 


안 씨는 “ 브랜드 제품의 AS 수준이 이 정도냐? 그동안 교환을 위해 수차례 연락하느라 불쾌했고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들었다. 소비자에게 비싼 브랜드를 판매하는 만큼  걸맞은 AS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터메조 관계자는 “무료로 짜집기를 해 드렸는데 불만족하셔서 하의 두 벌을 교환해 드렸다”며 입장을 밝혔다.

"봉제선 터진 고급 옷~수선 기간 무려 한 달!"

대구시 구암동의 권 모(남.24세)씨는 지난 9월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옷 하자로 한 달 동안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는 추석을 앞두고 지인에게 15만원 상당의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밀레'의 바지를 선물 받았다.


1주일쯤 입고 나자 봉제선이 터져버렸다. 마침 며칠 전 구매한 티셔츠도 올이 빠져 함께 구입 한 매장에 수선을 맡겼다. 품질보증서에는 수선이 3~4일 정도가 걸린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보름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이 없어 매장에 문의하자 "수선을 꼼꼼하게 하다 보면 1~2주 걸린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배송과정에 문제가 생겨 수선이 지연됐던 것. 더욱이 그 과정서 티셔츠가  분실됐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며칠 뒤 수선돼 돌아온 바지도 박음질이 촘촘하지 않고 주머니 속 봉제 역시 매끄럽지 못했다.


참다못한 권 씨가 매장에 항의하자 "수선을 잘해 주려다 좀 늦은 거 갔고 왜 그러냐? 다시 수선해주겠다"고 태연히 대답했다.


권 씨는 "한 달가량의 수선 지연과 분실사고로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절대 싸지 않은 제품을 팔면서도 의류업체들은 AS를 마치 허드렛일처럼 여겨 무성의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밀레 관계자는 “배송오류로 수선이 늦어졌다. 죄송하다. 소정의 답례품을 보내고 고객의 신뢰를 되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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