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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it]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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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it]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
봄날만큼이나 파릇파릇한 노년의 사랑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0.05.1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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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등에 업혀 환하게 웃는 할머니. 얼굴이 약간 상기되긴 했지만 할머니를 업고서 마냥 행복해 보이는 할아버지. 이 두 노인의 모습은 다정해 보이지만 낯 간지럽기도 하다. 풋풋함의 대명사로 꼽히는 대학 새내기 연인조차 하기 어려운 애정행각을 벌이는 두 노인은 남의 시선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할머니는 할아버지 곁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은 듯 할아버지를 감싼 두 팔을 유난히도 꼭 잡고 있다. 어느 사랑이나 이별은 존재하지만 노년의 헤어짐은 연인과의 이별, 그리고 세상과의 이별이 맞닿아 있다. 알콩달콩한 이 두 노인 역시 세상과의 이별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그래서일까 할아버지를 감싼 할머니의 두 팔은 사랑하는 할아버지와도 세상과도 이별하고 싶지 않은 할머니의 마음 같아 보인다.


동두천의 바람둥이 할아버지, 욕쟁이 할머니는 홀로 외롭게 살아가다 할아버지가 할머니네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오래전 서로의 동반자와 사별한 할아버지, 할머니는 어느새 서로의 마음에 집을 짓고 부부의 연을 맺는다. 하지만 달콤한 시간도 잠시, 할머니는 불치병을 얻게 된다. 인생의 황혼에 시작한 두 노년의 사랑은 죽음의 문턱에서 이별을 맞이한다.


노년의 사랑, 그것은 이별과 맞닿아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늪과 같다. 하지만 포스터는 그들의 어두운 미래와는 달리 푸른 새싹이 피어나는 봄을 연상시킨다. 겨우내 움츠렸던 새싹이 돋아나고 꽃잎이 흩날리는 아름다운 계절 봄. 아름다운 것은 쉬이 저물 듯 두 노년의 아름다운 사랑도 짧디짧은 봄날만큼이나 피어나자마자 저물어 버린다.


아름다운 봄처럼 따사로운 두 노년의 봄날을 엿볼 수 있는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는 오는 6월 19일과 22일 창원문화재단 성산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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