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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날 저장고'.. 영하 18℃로 종자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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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날 저장고'.. 영하 18℃로 종자 보관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2.0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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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대재앙시 식량을 안전하게 공급할 목적으로 건설중인 종자은행 `최후의 날 저장고(doomsday vault)'의 자세한 설계가 공개됐다.

BBC방송 인터넷판은 9일 이 저장고의 종자 선별.관리를 담당하는 `지구 곡물 다양성 트러스트(GCDT)'의 캐리 포울러 집행이사의 말을 인용, 지난해 3월 착공 이후에도 베일에 쌓여 있던 저장고의 면면을 소개했다.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의 4개섬 가운데 하나인 스피츠베르겐섬에 지어지는 이 저장고는 산 속으로 120m 들어간 지점에 위치한다.

포울러 이사는 노르웨이 본토에서 북쪽으로 1천km 떨어진 스발바르 제도가 선택된 까닭은 이 곳이 워낙 오지여서 장기 프로젝트에 필요한 안정성을 확보할수 있었기 때문이다.

포울러 이사는 "지구 온난화를 북.남극과 그린란드의 빙하를 녹일수 있는 향후 200년 안의 격변으로 설정, 저장고가 (상승한) 수면보다 높은 곳에 위치토록 했다"고 말했다.

또 깊은 산 속에 저장고를 건설함으로써 기계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도 주변의 영구동토층이 계속 `자연냉동'을 하도록 설계했다.

저장고는 핵전쟁, 소행성의 충돌, 생물전쟁 같은 대재앙이 지구에 닥칠 때를 대비한 것이지만 각국별 종자은행을 보완하는 역할도 한다.

포울러 이사는 "지난해 9월 그러한 사례가 있었다"면서 "필리핀에 태풍이 불어닥치면서 그곳 종자은행이 파손됐다"고 말했다.

농업의 `노아의 방주'로 알려진 이 저장고에는 200만종의 다양한 종자가 영하 18℃에서 보관될 예정이다.

종자가 냉동상태에서 발아력을 유지하는 기간은 종자의 종류마다 다르다. 완두콩은 20-30년밖에 버티지 못하는 반면 해바라기씨, 곡물류는 수십년에서 최장 수백년까지 발아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저장고는 인간의 개입이 최소화된 상태로 운영된다.

포울러 이사는 "누군가 매년 한 번씩 그곳에 가서 모든게 제대로 작동되는지 내부를 체크할 뿐 상근 직원은 없을 것"이라면서 "최악의 시나리오시 사용되도록 만들어진만큼 인류의 손에 과도하게 의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500만달러의 건설비가 투입될 저장고는 오는 2008년 문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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