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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앵커 "사제한테 성학대 자살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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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앵커 "사제한테 성학대 자살 기도"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3.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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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N의 헤드라인 뉴스 앵커인 토머스 로버츠(35)가 12일 자신이 고교 시절 사제로 부터 성적 학대를 당한 뒤 자살을 기도했었다고 공개 고백했다.

로버츠는 이날 CNN 인터넷판을 통해 자신이 2005년 성학대 가해자로 고소했던 제프 투헤이 사제가 사법 처리된 지 1년이 지난만큼 피해 사실을 처음 공개한다고 밝혔다.

제프 신부는 로버츠가 14세로 고교 2년생이던 지난 1987년 그와 상담한 후 6개월간 그를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에 유죄를 인정, 징역 5년에 보호관찰 18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부모가 이혼한 후 자신이 다니던 가톨릭계 남자 사립학교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토슨 고교 상담 신부였던 제프를 찾아 가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로버츠는 성학대를 당한 후 부모가 자신들의 이혼이 자식을 위기에 빠뜨린 것을 알게 될 경우 공포에 휩싸일 것이라는 점, 또한 자신을 학대한 당사자가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던 사제라는 점 때문에 꼼짝도 할 수 없었다고 술회했다.

또한 피해 사실을 폭로하면 퇴학당할까 두려웠으며, 학교측이 자기 말을 믿어주리라고 생각할 수도 없었다는 것.

그러나 성학대가 시작된 지 한달후 그는 괴로운 나머지 어머니가 복용하던 알약을 병째로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가 누나 팻시에 의해 발견돼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진학후 친구 마이클 고울스도 역시 제프 신부로 부터 성학대를 당한 사실을 알고 마이클이 이를 폭로하도록 돕기는 했지만 정작 자신은 침묵했으며 결국 마이클의 폭로는 인정되지 않았다는 것.

그후 20년이 지나 과거를 직면할 용기를 갖게 돼 교구에 제프 사제의 비행을 보고하게 됐으며 친구 마이클에게 "미안하다"고 용서를 구했다는 것.

제프 신부는 단지 10개월만 복역한 후 풀려나 8개월간의 가택 연금 상태에 있다.

로버츠는 진실을 공개할 경우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자신의 경력이 끝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진실이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진실을 말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낄 이유는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로버츠는 웨스턴 메릴랜드대 신방학과를 졸업했으며 지난 2001년 부터 CNN 헤드라인 뉴스 앵커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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