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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매각, '묘수'인가 '자충수'인가?…현금 줄어 재무개선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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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매각, '묘수'인가 '자충수'인가?…현금 줄어 재무개선 어려울 듯
  • 이경주 기자 yesmankj@naver.com
  • 승인 2012.07.17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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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가전업체 콩카의 웅진코웨이 인수가 유력해졌다.


웅진그룹은 이를 통해 사업경영권은 지키게 됐지만 당초 목표인 태양광산업 육성과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자금조달엔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콩카그룹과 홍콩에 조인트벤쳐(JV) 법인을 만들고 그 법인이 웅진코웨이를 1조1천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사업경영권은 웅진그룹이 계속 맡는다는 조건이 붙었다.


인수금액이 GS리테일에서 제안한 1조2천억원과 별로 차이나지 않고, 사업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자본금을 분담해야 하기 때문에 웅진그룹이 실질적으로 유입할 수 있는 현금은 8천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웅진코웨이 매각으로 현금 1조5천억원 정도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했던 데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차세대 성장산업인 태양광을 육성하고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당초 목표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의 자금 조달로는 급한 불밖에 끌 수 없다는 분석이다.


우선 웅진홀딩스가 내년까지 당장 써야 할 금액이 8천억원에 육박한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웅진홀딩스의 미상환사채 3천700억원이 내년 만기도래한다.


웅진홀딩스가 지급보증을 선 극동건설의 PF차입금 중 올해 만기도래하는 금액도 2천740억원에 이른다. 


또 웅진코웨이가 보유한 웅진케미칼 지분을 사오는데 1천억원 가량을 매각대금에서 지출할 예정이다.


이것만 합해도 7천440억원이나 된다.


결국 웅진코웨이 매각 대금으로는 태양광사업을 비롯한 신사업에 투자할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재무건전성이 크게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



웅진홀딩스의 경우 현재부채 2조9천333억원에서 미상환사채 3700억원을 갚으면 부채총계가 2조5천633억원이 된다. 부채비율이 종전 342%에서 299%으로 낮아지기는 하지만 여전히 위험한 수준이다.


극동건설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부채가 9천305억원으로 채무 2천740억원을 갚으면 6천565억원이 된다. 부채비율은 338%에서 238%로 떨어지지만 여전히 부채가 자본규모의 2배 이상이다.


태양광산업에 투자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웅진폴리실리콘도 고전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웅진폴리실리콘에 투자한 은행과 사모투자펀드 등은 지난 12일 웅진폴리실리콘이 경쟁력을 갖지 못할 경우 대출금 회수 가능성을 시사 하는 등 강하게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웅진폴리실리콘 대주단을 구성하고 있는 정책금융공사와 은행들은 12일 웅진폴리실리콘에 빌려준 31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에 대해 ‘기한이익상실’ 조치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1천억원을 투자한 사모펀드 미래에셋파트너스도 “3년 이내에 기업공개(IPO)를 한다는 조건으로 투자했는데 현 시점에선 상장이 불가능해 보인다”며 “투자금 회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규 투자로 태양광사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한편 코웨이 사업경영권을 유지함에 따라 웅진홀딩스의 현금창출력이 증가했다는 분석도 있다. 기존에 받던 브랜드 로열티와 배당금도 함께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이트레이드증권 김준섭연구원은 “태양광산업 속도는 감소하겠지만, 웅진홀딩스의 현금창출력은 증가할 것”이라며 “사업권유지로 웅진코웨이의 브랜드로열티 100억원을 지속적으로 받고 JV에 대해 40%로 예상되는 배당금도 연간 100억원이 될 전망이어서 8천억원의 매각대금으로 채무를 상환하면 순이자비용이 줄어 현금창출력은 예상보다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경영권 유지를 위해 웅진코웨이 매각방법을 바꾼 웅진그룹의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될지 '자충수'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이경제뉴스팀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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