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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뭉치에다 애벌레까지...수입식품 위생관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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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뭉치에다 애벌레까지...수입식품 위생관리 비상
별의별 이물 검출에도 시간 질질 끌다 환불로 땜방처리
  • 민경화 기자 mgirl18@csnews.co.kr
  • 승인 2012.11.14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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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뭉치에서 애벌레까지 별의별 이물질이 연이어 발견되면서 수입식품 안전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수입식품이 변질되거나 이물이 발견된 경우 제조업체에 대한 책임을 묻기가 어려워 원인규명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유통·판매를 맡고 있는 업체들 역시 제조사 측으로 책임을 미뤄 시간만 끌다 어물쩍 넘겨버리기 일쑤다.

관련 식품을 먹은 소비자들은 건강상 이상이 없을까 하는 불안감으로 명확한 원인규명을 원하지만 '원인파악에 시일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대부분 구입가 환불을 받는 것이 전부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국내 수입식품 물량은 2000년 대비 30% 증가했으며 최근 한·미 및 한·EU FTA발효로 관세가 철폐되면서 식품 수입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식약청은 수입식품 관리 방안으로 사전예방체계 구축 및 문제 수입업자와 문제 품목의 차등관리를 통해 수입업체의 제품안전성에 대한 책임의식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커다란 비닐뭉치나온 잼, 소비자 경악~

14일 경남 창원시 봉곡동에 사는 송 모(남.34세)씨는 최근 코스트코에서 구매한 잼 용기에서 비닐 뭉치를 발견하고 경악했다.

지난 9월초 송 씨의 장모가 임신한 딸을 위해 코스트코에서 구매한 수입산 블루베리잼. 입덧이 심한 딸을 위한 선물이었다고.

개봉한 잼을 1/3 가량 먹었을 무렵 송 씨의 아내는 잼 용기안에 숟가락을 넣어 푸는 과정에서 뭔가 무겁게 걸리는 느낌을 받았다.

이상하다 싶어 숟가락을 깊이 넣어 퍼 올리자 길쭉한 이물질이 걸려나왔다. 15cm가 훌쩍 넘는 길이의 긴 비닐뭉치란 사실을 확인하자 황당함을 감추기 어려웠다.


판매처인 코스트코에 연락을 취했고 한달이 지나서야 송 씨의 집을 방문해 문제의 잼을 수거해갔다.

한달이 지나 담당자는 황당한 답을 전했다. 미국 제조사 측 확인결과 제조과정에서 유입되기 어렵다는 것. 이물의 성분 등에 대한 송 씨의 질문에는 조사결과서 한 장 없이 '인체에 무해한 비닐'이라는 두루뭉술한 답이 전부였다.

송 씨는 “무려 2달간 기다려 받은 대답이 고작 제조상 유입되기 어렵다는 말이 전부라니....제조 시 유입되지 않았다면 우리가 일부러 비닐을 넣었다는 거냐”며 기막혀했다.

이어 “임신중인 아내가 비위생적인 잼을 먹었다는 사실만으로 화가 치미는 데 원인파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아 너무 불쾌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코스트코코리아 관계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 이물질 나온 스파게티 소스에 원인규명은 하세월

광진구 구의동에 사는 태 모(남)씨는 수입식품인 프레고 스파게티소스에서 발견된 이물 탓에 저녁식사를 망쳤다고 전했다.

태 씨는 지난 5월말 코스트코에서 프레고 스파게티소스를 구입하고 3달뒤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기 위해 스파게티소스를 열었다 기겁했다. 삶아둔 면에 소스를 붓는데 누르스름한 젤리같은 이물질이 섞여 나왔기 때문.


구매해 개봉하지 않고 냉장 보관해 뒀던 제품으로 유통기한 1년 이상 남아있었던 제품이기에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너무 놀라 조리하던 음식을 모두 버리고 코스트코 측에 연락하자 다음날 방문한 담당자는 이물질을 수거해 조사후 연락을 주겠다며 구입가 환불조치 후 돌아갔다.

이물질 조사결과를 기다린 태 씨. 보름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어 문의하자 “검사상 곰팡이는 아니지만 정확한 성분을 알려면 미국 본사에 보내야 하며 2달가량 걸린다”고 설명했다.

태 씨는 “음식물에 이물질이 발견된 거면 최소한 사실 확인해 유통자체를 막아야 하는거 아니냐”며 “만약 유해물질이라면 문제가 발생하고 난 뒤 수거할 참이냐”며 황당해 했다. 

판매처인 코스트코코리아 관계자는 끝내 함구했다.

◆ 초콜릿 속에 유충이 꿈~틀.., 제품 수거 후 감감무소식

경기 평택시에 사는 안 모(남.43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4월 집에 있던 스니커즈 미니 초코바를 먹으려고 포장을 뜯다가 충격을 금치 못했다.

초코바에 구멍이 뚫려 있고 그 속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되는 유충들이 살아서 꿈틀대고 있었던 것. 깜짝 놀라 다른 초코바를 갈라 속을 들여다 보자 벌레 알들이 가득했다.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지난 3월 화이트데이에 다른 초콜릿들과 섞여 포장된 채로 선물 받은 것 중 하나였고 낱개들이 포장에는 날짜가 찍혀 있지 않았다고.

안 씨는 “평소처럼 비닐에 절반 가량이 포장된 상태로 초코바를 입에 넣었다면 어땠을 지 상상조차 하기 싫다”며 “스니커즈 초코바의 유통기한은 1년으로 알고 있는데 특수를 맞아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판매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안 씨의 연락을 받은 수입업체 측은 즉시 제품을 수거했지만 2주가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다고. 기다리다 지쳐 다시 전화를 걸자 그제야 이물에 대한 조사결과를 알려주며 사과를 전했다는 게 그의 설명.

이에 대해 수입업체 관계자는 “해충박멸업체에 의뢰결과 제품이 애벌레(화랑곡나방)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애벌레의 특성은 턱이 매우 강하여 제품의 포장도 쉽게 뚫을 수 있으며 제품 속으로 침입하여 번식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문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할 것”이라고 답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민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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