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는 “일부 지자체의 배송 지연 문제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배달 후 가정에서 오래 보관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정 모(남)씨도 최근 비슷한 경험을 했다. 기초생활수습자인 정 씨는 지난 7월 나라미쌀을 신청한 뒤 3개월 뒤인 10월 21일 쌀포대를 개봉했다.
하지만 쌀포대를 뜯자마자 쌀벌레 나방이 튀어나왔으며, 안에는 애벌레가 득실거려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고.
또한 이전에 벌레가 먹지 않은 나라미쌀도 맛이 없고, 공기 중에 조금만 노출돼도 누렇게 변색돼 품질에대한 불만이 높았던 정 씨가 구청에 항의했다. 구청 측은 쌀을 교환해주겠다면서 쌀 보관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씨는 "아무리 헐 값에 사는 쌀이지만 질이 너무 허접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림축산식품부 측은 정 씨가 받은 쌀은 도정한 지 30일이 채 되지 않은 쌀이며 바로 개봉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라미쌀은 공공비축미곡을 쌀로 도정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에게 무료나 50% 할인된 가격에 제공되는 정부미로, 나라미 지원 대상자 1인당 1달에 10kg씩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밥맛이 가장 좋은 쌀은 도정한 지 2주 정도가 된 쌀로 알려져 있다. 상 등급(과거 5등급 가운데 2등급)에 해당하는 나라미쌀은 도정한 지 30일 안에 배송이 이뤄지는데 일부 지자체에서 이 기간을 못 지키는 경우 벌레가 먹거나 수분이 떨어진 쌀을 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제대로 배송이 됐더라도 가정에서 쌀포대를 더운 여름 방바닥에 보관하게 되면 벌레가 생긴다는 것. 실제로 쌀 보관 기간은 2개월이며, 온도가 높은 여름은 10일 정도가 지날 경우 벌레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이 이를 고려하지 않고 쌀이 떨어지기 전에 과도하게 나라미를 신청하다보니 민원이 생겼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정부양곡관리를 직접 담당하고 있는 지자체가 철저한 수급 관리를 통해 최단기일 내 공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소비자 역시 나라미쌀을 오래 보관하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도록 1달 소비량을 측정해 신청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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