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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의 난' 이겨낸 정몽구의 뚝심 삼성동 '천도'로 빛 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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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의 난' 이겨낸 정몽구의 뚝심 삼성동 '천도'로 빛 발하나?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4.09.1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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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강남지역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알려진 한국전력부지를 손에 넣으면서 '삼성동시대'를 열어가게 됐다.


지난 2000년 이른바 '왕자의 난'을 겪으면서 계동 사옥을 떠나 양재동으로 다급히 사옥을 옮겨야 했던 정몽구 회장이 계동 사옥을 손에 넣은 데 이어 현대차그룹이 영구적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터전을 새로 마련한 것이다.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이번 입찰은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 3곳이 모두 참여할 만큼 정 회장의 깊은 열망이 반영된 결과이자, 세계 5위 완성차 업체로 우뚝 성장한 현대차그룹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계동사옥과 양재사옥을 전전하며 그룹이 하나로 묶일 구심점을 찾고자 동분서주한 정 회장의 꿈이 현실화 됨으로서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00년 9월 현대그룹과의 계열 분리 이후 계동사옥에 잠시 머물다 같은 해 11월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지금의 양재사옥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그룹의 덩치가 커지면서 이미 수 년전부터 양재사옥은 전 계열사를 품지 못할 정도로 과포화 상태에 이른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2006년 기존 서관과 더불어 동관을 신축하면서 쌍둥이 빌딩이 됐지만 현재도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로템 등 일부 계열사만 입주하고도 넘칠 만큼 신사옥 추진은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필수적이었다.

실제로 서울시 소재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30개사, 소속 임직원이 1만8천명에 달하지만 양재사옥 입주사는 5개사에 불과하고 근무인원도 5천명 안팎에 그쳤다.

정 회장 역시 현대차그룹이 성공적인 계열 분리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부품사를 보유한 거대 공룡으로 성장시켰지만 이에 걸맞는 사옥의 부재가 수직 계열화로 내실은 갖췄지만 외형이 갖추지 못해 신사옥 프로젝트에 각별한 관심을 쏟기도 했다.

한전 측이 밝힌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에서 제시한 낙찰가격은 무려 10조5천500억원. 당초 밝혀진 감정가 3조3천억 원의 3배가 넘고 삼성전자가 제시했다고 알려지고 있는 4~5조원의 2배를 상회하는 가격으로 과도한 낙찰가격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 측은 그 만큼 가치가 있어 적어낸 가격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5위 완성차 업체 위상에 맞는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로 삼성동 부지를 활용할 것이며 그룹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종합 컨트롤 타워와 더불어 자동차 문화산업을 선도하는 자동차 테마파크로도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입장을 수 차례 밝혀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제2 도약을 상징하는 차원이 다른 공간으로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며 100년 앞을 내다 본 글로벌 컨트롤타워로서 그룹 미래의 상징이 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자동차산업 및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자동차 산업 관련 외국인과 관광객을 적극 유치해 경제 효과를 창출함으로써 국가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재계에서는 이번 현대차그룹의 한전 부지 베팅이 다소 과한 금액이지만 그만큼 현대차그룹과 정 회장이 한전 부지 신사옥 건립에 공을 들여왔고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 판매와 관광 등을 결합한 클러스터를 가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있는 투자로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손아귀에 쥔 한전 부지를 폭스바겐그룹의 '아우토슈타트', BMW그룹의 'BMW벨트'처럼 서울의 상징적인 랜드마크와 더불어 업무·문화·생활을 종합한 복합단지로 구성한다고 청사진을 펼쳤다.

예상대로라면 그룹 계열분리 20주 년을 맞는 오는 2020년 삼성동 신사옥이 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계동에서 한강을 건너 양재동으로 쫓기듯이 옮겨가야 했던 쓰라린 기억을 눈부신 발전으로 지워낸 현대자동차가 삼성동 '천도(遷都)'를 통해 어떤 역사를 써내려갈지 주목된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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