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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디젤차 열풍에도 하이브리드 '한 우물 파기'...그 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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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디젤차 열풍에도 하이브리드 '한 우물 파기'...그 결말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4.10.1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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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독일산 디젤차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각 업체마다 디젤 모델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 달리, 일본 토요타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심지어 그동안 디젤차에 무심했던 일본 자동차업체마저 디젤 모델을 선보이고 있지만, 토요타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를 양대 축으로 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17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전체 판매대수의 60% 이상을 하이브리드에서 얻고 있는 렉서스는 이달초 컴팩트 SUV인 'NX300h'를 런칭하면서 국내 진출한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많은 6개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구축했다. 종류도 소형 SUV부터 플래그십 세단까지 대부분의 트림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포진하고 있다.

특히 중형 세단 ES300h는 올해 9월까지 3천60대가 팔리며 디젤 모델 위주의 베스트셀링 모델 순위에서도 8위에 이름을 당당히 올리면서 하이브리드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하기도 했다.


▲ 렉서스의 6번 째 하이브리드 모델로 출시한 컴팩트 SUV NX300h



NX300h 런칭 당시 요시아 아키히사 한국토요타 사장은 렉서스가 디젤을 내놓지 않는 것에 대해 "디젤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성장 가능성 차원에서 디젤보다는 하이브리드를 선택한 것"이라며 토요타의 전략에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토요타는 지난 4월 '렉서스 하이브리드 제로(Lexus Hybrid Zero)' 캠페인을 벌이는 등 '하이브리드'에 공을 들이고 있다. 'ZERO FUEL, ZERO NOISE, ZERO CO2, ZERO WEAKNESS'로 구성된 4개의 키워드로 최소한의 에너지로 최대한의 효율과 만족을 추구한다는 렉서스의 마케팅이다.

렉서스가 하이브리드에 올인하고 있는데 비해 형제 브랜드인 토요타는 가솔린 위주의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2년 전 출시한 '캠리 하이브리드'가 연식 변경모델 출시를 앞두고 큰 관심을 모으고 있고 공인연비 21km/h의 하이브리드 전용모델 프리우스가 수입차 업계 최초로 택시 모델을 출시하는 등 화제거리를 던지고 있지만 토요타의 7개 라인업 중 하이브리드 트림을 갖춘 모델은 2개에 불과하다.

가족을 중시하는 토요타 브랜드의 가치관과 더불어 정숙성과 범용성을 강조하는 특성상 가솔린 모델이 많다는 설명이다. 친환경성을 강조하면서 승차감이 편안해야하는 두 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조건은 가솔린이라는 평가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것.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대세는 하이브리드이지만 모델의 밸런스를 맞춰가는 차원에서도 토요타는 하이브리드보다 가솔린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디젤도 전혀 고려하고 있진 않지만 '선(先)가솔린 위주의 기본라인업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두 가지 트림으로 2012년에 출시한 7세대 캠리



하지만 토요타의 정책이 장밋빛 결말을 맞이할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의문이 많다. 비정상적이긴 하나 수입차 시장에서 촉발된 디젤붐이 국산차로 옮겨져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디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황에서 토요타의 '마이웨이'가 독이 될 수 있다는 것.

전체 판매대수 가운데 가솔린은 30%, 하이브리드는 4.4%에 불과한데다 전체 일본 브랜드 판매점유율도 10% 남짓(12.6%, 9월기준)에 불과해 유럽차가 주도하고 있는 디젤차 열풍을 막아내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지적이다.  

과거에도 독일 브랜드들이 고유가시대에 맞춰 국내 시장에 디젤 라인업을 집중 투입해 승기를 잡은 것과 달리, 일본 브랜드는 가솔린 모델을 고집하다 뒤늦게 하이브리드를 투입해 내리막길을 걸었던 전례가 있는데 이를 답습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이 아직까지는 디젤차에 비해 성능과 경제성면에서 확고한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차량 가격은 동급 가솔린 모델보다 1천만 원 이상 비싸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하지만 토요타는 내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15개의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는 등 현재 기조를 강화할 방침이어서 '외골수' 행보는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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