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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환율공포에도 '씽씽' 잘 나가는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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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환율공포에도 '씽씽' 잘 나가는 비결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4.11.0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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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의 '3대장'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환율 역풍으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반면, 현대모비스는 3분기에도 양호한 성적을 거둬 눈길을 끈다.


현대·기아차에 대한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대한 부품 공급 물량을 늘리면서 자생력을 강화한 것이 그 비결로 꼽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올해 3분기 매출액 8조4천964억원, 영업이익은 7천23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3.8%와 5.4% 늘었다.

'형님'격인 현대차가 수익성 저하로 작년 동기대비 영업이익이 18%나 감소했고 기아차 역시 영업이익이 18.6%나 떨어지는 '참사'를 겪은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현대모비스가 방어에 성공한 가장 큰 원인은 아이러니하게도 '환율'이다. 수출물량이 전체 생산물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기아차가 환율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 판매대수에서는 현대차가 3분기 누적기준 362만 대, 기아차는 225만 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대비 3~8%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실적발표 당시 현대기아차에서는 전년 동기대비 평균 환율이 66원이 하락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처럼 현대기아차의 실적 하락에 일부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실적도 휘청거렸다. 현대차그룹의 물류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대표 김경배)가 대표적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4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2분기에 이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7.4% 줄어든 1천573억원, 영업이익률도 4.5%로 2008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전체 매출에서 42%를 차지하는 해외물류 부문 매출이 1조4천93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3% 감소했는데 이 매출의 대부분은 국내에서 만들어진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 수출 물량이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현대차그룹에서 발생하는 특성에 따른 결과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와의 거래비중이 40% 중반으로 현대글로비스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실적은 선방했다.


해외 현지 부품공장을 두고 있어 해외 판매대금 등은 현지 공장에서 모두 달러로 결제하고 국내 업체와 거래 때는 원화로 결제해 환율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 것.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부품은 상당 부분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내 공장에서 소화하고 해외 생산 부품은 해외에서 소비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도 매출 방어의 원동력 중 하나. 2006년 크라이슬러 '지프 랭글러' 샤시모듈 수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로의 부품공급을 시작했다.


▲ 현대모비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납품 매출액 추이(단위: 억달러)


2009년에 GM에 주차브레이크, BMW와 폭스바겐에는 램프, 벤츠에서는 지능형배터리센서(IBS)와 오디오를 수주하면서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고 2010년에는 크라이슬러에 헤드램프와 차고센서, GM에 중앙통합스위치(ICS), 벤츠에 IBS가, 2011년에는 일본 스바루와 미쓰비시에 리어램프와 헤드램프를 수주했다.

그 결과 해외 완성차 브랜드에 대한 수출액은 2009년 5억3천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11억7천만 달러로 2배나 뛰었고 2011년 18억2천만 달러, 2012년 22억6천만 달러에 이어 지난해는 25억달러로 4년 새 5배나 증가했다. 

여세를 몰아 2020년까지 글로벌 톱5 부품사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현재 10% 수준인 글로벌 완성차로의 수출 물량을 최대 20%까지 늘려 현대기아차 의존도 탈피 뿐만 아니라 글로벌 부품사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글로벌 톱5 부품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줄여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현대모비스 내부거래 비중 현황

연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전체 거래액

10,633,020

13,695,717

15,886,201

16,865,694

17,512,013

현대기아차 거래액 

5,147,436

6,548,546

7,396,131

7,805,250

8,173,680

비중

48.4%

47.8%

46.6%

46.3%

46.7%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개별재무제표 기준

**단위: 백만 원


최근 5년 간 현대모비스의 현대·기아차와의 내부거래 비중은 2009년 48.4%에서 지난 해 46.7%로 5년 간 1.7% 포인트 감소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와의 거래액은 5조1천474억원에서 8조1천736억원으로 58.8% 늘었다.

올해 초 부임한 정명철 사장도 취임 직후 "현대·기아차에 의존하려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냉철한 관점에서 현재 수준을 평가해야 한다"며 "기술력 확보와 제품 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 의존도의 하락 없이는 '2020년 글로벌 부품 톱5' 달성이 쉽지 않다는 방증.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모비스는 여타 글로벌 부품사에 비해 비교적 늦게(2000년) 자동차 부품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후발주자"라면서 "다만 선진기술의 국산화도 빠르게 진척되고 있어 글로벌 완성차 수주도 이에 따라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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