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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기호식품 품질인증 마크, 무턱대고 믿었다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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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기호식품 품질인증 마크, 무턱대고 믿었다간...
1회 제공량 쪼개기에 식품첨가물 다량...품질인증 아닌 홍보용?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15.04.03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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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어린이기호식품 품질인증’ 제도의 실효성을 두고 의문이 제기됐다.

총 제공량을 기준했을 때 기준 범위를 넘기는가 하면, 인증을 획득한 제품에도 산도조절제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성분이 함유된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안전기준, 영양기준, 식품첨가물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며 “우선 HACCP 인증을 받아야 하고 제품에 자연적으로 유래하는 비타민, 무기질 함량이 높아야 하며 포화지방, 나트륨 등 어린이 건강 우려 성분의 함량은 낮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합성보존료, L-글루타민산나트륨, 타르색소 등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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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식약처에서 발표한 어린이기호식품 품질인증 목록에 포함된 106개 제품 중 주요 식품기업인 남양유업(대표 이원구), 동원F&B(대표 박성칠), 롯데칠성음료(대표 이재혁), 롯데푸드(대표 이영호), 매일유업(대표 김선희), 빙그레(대표 박영준), 서울우유협동조합(조합장 송용현), 팔도(대표 최재문), 해태제과(대표 신정훈) 등 총 9개 식품업체의 13개 제품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개 제품은 여느 제품과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명확한 선정 기준에 의한 인증이라기보다는 제품 홍보성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1회 제공량 쪼개기로 '안전' 주장...수많은 식품첨가물 '아리송'

영양에 관한 기준에서 어린이 기호식품(간식)은 1회 제공량당 열량 250kcal 이하, 포화지방 4g 이하, 당류 17g 이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과채주스는 당류를 첨가해선 안 되고 단백질이나 식이섬유, 비타민이나 무기질 역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엄격해 보이는 어린이기호식품 품질인증 기준들은 업체들 임의대로 결정하는 '1회 제공량 쪼개기'로 인해 쉽게 충족이 가능하다.

해태제과 ‘붕붕붕 꼬마버스 타요’의 경우 1회 제공량(35g, 1봉지)으로는 모든 기준을 충족하지만 총 제공량(140g, 4봉지)으로 따지면 열량은 640kcal, 포화지방은 12.8g, 당류는 24g으로 모든 기준을 초과한다.

업체에서는 아이들 영양간식으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고 광고하지만 앉은 자리에서 다 먹을 경우 영양섭취면에서 결코 안전하다고 볼 수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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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기호식품 품질인증 획득을 홍보하는 제품 사례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키즈’ 요구르트는 합성착향료와 구연산이 함유돼 있다. 구연산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치아부식과 위장장애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합성착향료도 명칭은 간단하지만 이 속에는 하나의 향을 만들어내기 위한 수십 가지의 인공화학성분이 혼합돼 있다. 소비자로서는 어떤 성분들이 혼합돼 있는지 알 수도 없다.

매일유업의 ‘헬로엔요’ 요구르트도 액상과당과 합성착향료, 산도조절제가 들어있다. 설탕을 대신한 액상과당은 당 흡수율이 설탕보다 빨라 혈당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빙과류에서는 롯데푸드 ‘보석바’와 빙그레 ‘키위아작’, 해태제과 ‘탱크보이’가 어린이기호식품 품질인증을 획득했지만 성분명에는 알 수 없는 화학성분들이 가득하다.

이들 아이스크림에는 액상과당, 산도조절제, 합성감미료(수크랄로스), 합성착향료 등이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다.

수크랄로스와 같은 합성감미료는 단맛이 설탕의 수백 배에 달해 적은 양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혈당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부패를 막는 산도조절제는 여러 가지 다양한 첨가물을 통칭해 부르는 명칭으로 정확히 어떤 성분인지는 알 수가 없다. 산도가 높은 산도조절제의 경우 골다공증 유발 등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우유 ‘아침에주스 포도’와 롯데칠성음료 ‘델몬트 콜드 오렌지과즙100%’도 합성착향료로 향을 냈다. 특히 델몬트 콜드는 당류 함량이 19g으로 영양 기준에도 맞지 않았다.

각 제품에 이들 식품첨가물이 허용량만 들어간다 해도 하루에 여러 개의 가공식품을 먹을 경우 섭취량이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매일유업 ‘맘마밀 요미요미 노랑(야채와 과일)’ 주스에는 구연산과 산도조절제가, 팔도의 ‘귀여운 내친구 뽀로로 딸기맛’에도 합성착향료가 첨가됐다.

반면 남양유업의 ‘아인슈타인 키즈’, 동원F&B ‘엔젤우유’, 매일유업 ‘맘마일 요미요미 노랑’은 원재료나 영양성분에서 별다른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의 최현숙 소장은 “어린이기호식품 품질인증이 시행된 지 7년 가량 됐는데도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생소할 뿐 아니라 업체의 홍보 수단에 그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는 신뢰를, 식품업체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적극적인 제도 보완 작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소비자들도 어린이기호식품 품질인증이라는 문구를 맹신하지 말고 영양성분이나 원재료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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