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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에 빠진 철강사 vs. 감원 중인 조선사 "나부터 살자"...후판가격 놓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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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에 빠진 철강사 vs. 감원 중인 조선사 "나부터 살자"...후판가격 놓고 '갈등'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6.04.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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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2분기 조선용 후판가격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철강사들이 더 이상의 적자 판매를 하지 못하겠다며 가격인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정도로 궁지에 몰려 있는 조선업계를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2분기 조선용 후판 가격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포스코(대표 권오준), 현대제철(대표 우유철), 동국제강(대표 장세욱) 등 철강업계는 2분기 조선용 후판가격 인상에 사활을 걸었다. 최근 수년간 조선용 후판 사업부문에서는 간신히 적자를 면하거나 손해를 보는 상황이 지속돼왔다.

조선용 후판가격은 최근 1년간 무려 25만 원 이상이 폭락한 반면,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최근 톤당 60달러까지 오르며 연초대비 20달러 이상 상승했다. 조선용 후판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적자폭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철강업계는 올해들어 철광석 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추세로 열연, 후판, 냉연도금재 가격을 동반 인상시키고 있다. 하지만 후판의 경우 비조선용 후판만 소폭 올랐을 뿐, 조선용 후판은 올리지 못해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누적된 조선용 후판 사업 적자가 너무 크고, 철광석 가격까지 올라 소재가격 상승분의 제품가격 반영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선업계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후판가격 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재 조선업계는 최근 정부의 조선, 해운 구조조정안이 발표되는 등 뒤숭숭한 상태다. 현대중공업(대표 최길선, 권오갑)과 대우조선해양(대표 정성립)은 각각 3천 명 수준의 대규모 감원설이 돌고 있고, 삼성중공업(대표 박대영) 역시 감원을 진행 중이다.

임직원들의 임금 반납이 줄을 잇고, 불필요한 경비 일체를 없애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으로 현대중공업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좋지 않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올들어 5척을 수주했을 뿐이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수실적이 제로다.

전세계 해운업이 극도의 불황에 빠지며 글로벌 선박발주가 대폭 위축된 가운데 저가 선박은 중국에, 고가 선박은 일본에 일감을 빼앗기고 있다. 조선사들의 도크가 텅텅 비어가고 있고, 수주잔량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역사상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고통분담은 커녕 후판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조선사들에게 죽으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가격인상 여력이 없다고 통보 중"이라고 말했다.

양 측의 주장이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2분기 조선용 후판가격 협상은 초반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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