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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팬 코팅 성분 '과불화합물' 얼마나 위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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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팬 코팅 성분 '과불화합물' 얼마나 위험할까?
당뇨 고혈압 등 위험성 제기...사용 중단 움직임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6.06.30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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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북도 부안군에 사는 김 모(여)씨는 최근 새 프라이팬을 구입해 사용하다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 찬밥을 누룽지로 눌리기 위해 단 1회 사용했을 뿐인데 바닥 코팅이 다 일어났기 때문이다. 제품 홍보를 할 때에는 칼로 긁어도 안 벗겨질 것처럼 이야기하더니 군데군데 코팅이 벗겨져 하얗게 일어나 있었다. 하지만 제조업체에서는 ‘딱딱한 음식을 소비자가 직접 조리하던 중 벗겨진 게 아니냐’며 그냥 쓰라는 식으로 답변했다. 김 씨는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은 몸에 안 좋은 물질이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 너무 무책임한 대응”이라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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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이팬 코팅제의 주 원료인 과불화합물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지적에 제기돼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공기청정기 필터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유해물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프라이팬 코팅제로 사용되는 '과불화합물' 역시 유해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부분의 프라이팬에는 음식물이 팬에 달라붙지 않도록 하는 코팅제가 발라져 있다. 문제는 프라이팬 코팅제의 주원료가 되는 과불화합물이다. 과불화합물(PFAS)은  PTFE, PFOA, PFHxA 등의 물질을 통칭하는 것으로, 코팅제, 반도체 세정제, 식품 포장 등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발암물질로 규정된 것은 아니지만 유해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당뇨나 고혈압, 치매 등의 질환을 유발할 위험성이 크고, 정자 수 감소와 불임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불화합물은 생태계에서 분해가 잘 되지 않고 단백질과 결합해 몸에 축적된다. 인체에 들어올 경우 밖으로 배출되는 주기가 굉장히 느려 나이가 들수록 혈중 농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외국에서는 과불화합물 사용을 줄이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전세계 과학자들이 모여 모든 소비재에 과불화합물 사용을 중단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소비자가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마드리드 성명서’를 발표했다.

미국은 올해부터 과불화합물을 제품에 사용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유럽 등도 단계적으로 줄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국내 소비자 역시 과불화합물에 노출돼 있다. 2013년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시중 유통 중인 제품 300여 종을 무작위로 뽑아 유해물질 함유 여부를 조사한 결과 프라이팬 제품 17개 중 7개(36.8%)에서 과불화합물이 검출됐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도 우리 국민들의 과불화합물 노출량과 혈중 농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코팅 주방기구에서 평균 0.034ppb(불검출~1.6ppb)가 검출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과불화합물 사용에 대한 제한이나 규정이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가 유해한지 여부를 알 수가 없다. 연구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심지어 어느 경로를 통해 인체에 노출되는지도 알 수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과불화합물 섭취량이 '일일섭취한계량(평생 동안 섭취해도 건강상 유해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양)'보다 적기 때문에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사회적 관심, 해외 동향 등을 고려해 PFOA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위해평가 등을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 기준/규격 설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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