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화곡동에 사는 김 모(여)씨는 얼마 전 오픈마켓에서 도서를 구입했다. 3만 원 이상 구매 시 3천 포인트와 5천 원의 쿠폰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중이었다. 그리고 주문시 5천 원짜리 쿠폰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서 김 씨는 5천 원 할인 쿠폰을 적용해 책을 당일배송으로 주문하고 결제도 마쳤다. 오전 중 ‘당일도착 예정’이라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받고 기다리고 있었던 김 씨는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을 겪게 됐다.

당일 오후 4시가 넘어 오픈마켓은 "시스템 상 전산오류 문제로 홍보페이지가 잘못 나갔다"며 "원래는 3천 포인트 적립만 되고 쿠폰 지급은 없는 이벤트였다"고 안내했다. 이 때문에 김 씨의 책 배송이 중지돼 당일 도착이 불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김 씨가 앞서 사용한  쿠폰 금액인  5천 원을 더 내면 책을 배송해주겠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회사 측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려는 횡포에 몹시 불쾌하다”고 볼멘 소리를 냈다.

# 강원도 춘천에 사는 오 모(여)씨는 최근 온라인몰 모바일앱을 통해 가방을 주문했다. 특정 카드 결제 시 10% 청구할인+1만 포인트 추가적립 행사를 진행 중인 것을 확인하고 구입하게 됐다. 하지만 다음날 온라인몰 측으로부터 ‘전산 상 오류였다, 포인트 적립만 되고 청구할인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안내를 받게 됐다. 오 씨는 납득할 수 없었다. 전산 상 오류는 회사 잘못일 뿐 광고만 보고 할인 혜택이 크다고 판단해 상품을 주문한 소비자는 아무 잘못이 없다는 생각만 들었던 것. 오 씨는 “전산 오류는 핑계일 뿐 허위광고의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며 “광고를 보고 주문한 소비자에 대한 회사 측 해결방안이 너무 불합리하다”고 원성을 높였다.

온라인몰에서 쿠폰 적용이나 포인트 제공 등의 이벤트 진행 시 전산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도 관련 민원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업체 측에서는 전산 오류가 발생해 이벤트 적용이 어려울 경우  별다른 보상 없이 그냥  취소 안내만 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책임의 주체를 따지기 어려운 기술적인 문제로 인한 시스템 오류 발생에 대해서는 보상이 어렵다는 것.

특히 대부분 온라인몰의 경우 전산 관련 사항은 전산업체에서 따로 관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몰은 전산 오류 관련 피해 발생의 주체가 아니라는 입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순수하게 안내된 사항에 따라 구매를 결정한 것뿐인데 생각지도 못한 전산 오류에 황당함을 금치 못하게 된다. 무엇보다 가격이나 혜택을 따져가며 해당 업체를 통해 상품을 구입하기로 결정한 시간을 허비했다는 황망함도 함께다.

피해를 입은 한 소비자는 “분명히 상품 판매 페이지 상에 나타난 할인 및 포인트 적립 등을  확인하고 주문했지만 전산 오류 발생으로 취소됐다”며 “더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구입하고자 검색을 반복했던 시간만 아깝게 됐다”고 속상함을 토로했다.

게다가 한편에서는 허위광고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가격 할인이나 쿠폰 제공, 포인트 적립 등으로 결제를 잔뜩 유도해놓고 전산 오류를 핑계로  취소한 뒤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전산 오류가 발생했다고 해도 소비자들에게 정보 제공이 잘못된 부분이기 때문에 처음 공지된 이벤트와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거나 계약 취소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거래 관념에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산업체의 과실로 발생한 문제라고 하더라도 최종 책임은 쇼핑몰 업체가 져야 한다”며 “다만 고의성에 따라 허위광고 여부를 가릴 수 있겠지만 기술적인 사고라면 무조건 허위광고라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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