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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땅 팔아 4년만에 흑자전환...주력사업 여전히 적자수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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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땅 팔아 4년만에 흑자전환...주력사업 여전히 적자수렁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7.01.23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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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대표 안진규)이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를 내면서 4년만에 적자수렁에서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부동산 자산매각으로 인한 일시적 흑자일 뿐이고, 건설과 조선 등 주력사업에서는 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3개월간 발표된 증권사 전망치를 평균한 데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3조1천억 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이 1천448억 원을 기록하고, 당기순이익도 337억 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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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 저자공시. 지난해 전망치는 증권가 컨센서스.


한진중공업의 지난해 흑자전환 이유는 인천북항 배후(율도)부지 매각 등 각종 부동산 매각이 영업이익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매각이 2분기 실적에 잡히면서 2분기에 953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흑자전환했으며, 4분기에도 부동산 매각이 반영돼 454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북항 배후부지가 순이익이 아닌 영업이익에 반영되는 것은 영업용 자산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이 인천북항 배후부지를 받은 것은 지난 1980년 대로 돈을 주고 산 것이 아니라 공사비 대신 받은 토지다. 따라서 부동산이지만 순이익이 아닌 영업이익 기타부문에 반영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진중공업은 올해에도 약 1조원 수준의 부동산 매각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매각하고 남은 인천북항 배후부지의 잔존가치가 1조원에 이른다. 한진중공업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2018년까지 맺은 상태다. 채권단에서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부동산 매각을 요구하면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지속적으로 부동산을 매각해 나갈 예정이다.

한진중공업은 부동산 매각 외에 계열사 매각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계열사인 대륜발전과 별내에너지 지분 매각을 위해 미래에셋대우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입찰을 진행했으나 조건 미비로 유찰됐다. 가격 등 여러 조건들이 맞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매각주관사와 조건 재협의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정작 주력사업에서 흑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어 부동산, 계열사 등 보유자산을 모두 매각하고 난 뒤에 미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까지 조선부문의 영업손실은 82억 원, 건설부문 영업손실은 173억 원이었지만 기타부문은 인천북항 배후부지를 매각하며 1천125억 원의 흑자를 냈다.

4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돼 지난해 조선, 건설 양대사업이 모두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사업부의 경우 4년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부동산 등 자산매각이 내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이뤄지고 나면 영업이익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인 것.

이에 대해 한진중공업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진중공업은 자율협약을 체결하며 조선부문은 연간 매출액 3천500 억원의 방산 전문 조선사로 키워나가고, 일반 상선은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전담하는 등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6천600억원 규모의 항무지원정 2척, 해군 차기고속정 3척과 고속상륙정 2척, 해경 500t급 경비함 5척 등 총 12척을 수주했다. 그동안 수주한 특수선까지 포함하면 20척이 넘으며, 수주물량 2년치를 확보해 둔 상태여서 점차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도 현재 공사 및 주택 시공 수주를 꾸준히 하고 있어 실적 개선 기대감이 있다는 것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 등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낸 것은 맞지만 자율협약을 체결한지 아직 1년도 안됐다"며 "구조조정 성과를 내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으로 건설, 조선 양대 사업에서 수주가 계속되고 있어 실적은 차츰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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