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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괴담] ELS는 원금손실 위험 교묘히 감춘 불완전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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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괴담] ELS는 원금손실 위험 교묘히 감춘 불완전 상품?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7.06.09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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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소비생활에서 생겨난 오해와 편견은 ‘소비자 괴담’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해묵은 오해는 기업에 대한 불신으로 바뀌고 소비자와 기업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은 소비자들이 오랜 시간 가진 오해와 편견, 고정관념을  심도 있게 짚어봄으로써 실제 진실이 무엇인지 가려내는 '기업 죽이는 소비자 괴담..오해와 편견을 깨자'는 주제의 연중 기획 캠페인을 시작한다.

소비자의 생각과 기업의 입장,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오해를 풀고 신뢰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지난해 2월 12일 종가 기준 '홍콩 H지수'는 7505.37 포인트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5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홍콩 H지수는 1만4천포인트 이상 달성하면서 파죽지세를 달렸지만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지수가 절반으로 떨어진 상황을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었던 것은 호황이었던 홍콩 H지수를 추종하는 각종 파생상품의 원금 손실 우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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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3년 간 홍콩 H지수 주가 현황 ⓒ네이버금융

금융투자상품은 '자기투자책임'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원금 보장이 어렵다.  반토막난 지수로 인한 원금 손실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시 이를 판매한 증권사들에 대한 억측도 난무하면서 손절매를 위해 서둘러 중도상환을 하는 개인투자자들도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약 1년의 시간이 지난 현재까지도 ELS(주가연계증권)는 증권사에서 가장 보편화된 상품이지만 투자자들에게 이미 '손실 큰 상품' 심지어 '불완전 판매 상품'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다.

일부 투자자들의 생각처럼 ELS는 애초부터 대규모 손실 발생 우려가 큰 위험 상품이었을까?

먼저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원금 손실'에 대한 부분부터 보면  ELS 역시 다른 금융투자상품과 마찬가지로 원금 손실의 가능성은 분명 존재한다. ELS가 평균 5~8%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종의 반대급부의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손실 가능성이 무조건 높은 것은 아니다. ELS는 해당 상품이 추종하는 지수의 등락으로 인해 손실 여부가 결정되는데 이는 각 상품마다 설정된 '낙인배리어(원금손실한계선)'가 기준이 된다.

가입기간에 기초자산 주가가 낙인배리어 이하로 떨어진 적이 있으면 손실이 발생하는 것인데 최근 출시되는 ELS 상품들의 낙인배리어는 대체로 40~50% 내외다. 최초 투자시점과 비교했을 때 해당 지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으면 원금 손실은 나지 않는다는 것.

홍콩 H지수처럼 단기간 지수가 폭락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으면 낙인배리어를 터치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안전 자산을 추종하는 ELS라면 원금 손실 발생 가능성이 지극히 적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게다가 낙인배리어가 없는 '노낙인 ELS'도 선보이고 있다. 노낙인 상품은 추종하는 지수가 만기 시 손실발생조건 이상으로만 유지돼 있다면 최초 약정한 수익률만큼 가져갈 수 있는 구조다. 다만 '노낙인'이라는 용어 때문에 원금손실이 전혀 없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낙인배리어가 사라졌을 뿐, 최초 가입 당시 제시한 손실발생조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지난해부터는 원금 손실 공포를 가진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조기상환이 가능한 '리자드 ELS'도 증권사들이 선보이고 있다. 가입 1년 뒤 최소 조건을 충족시키면 이익을 얻고 청산할 수 있어 장기투자에 대해 불안해하는 투자자들이 찾는 상품으로 가입 뒤 6개월과 1년 시점에 각각 1번 씩 총 2번의 상환 기회를 제공하는 '슈퍼리자드 ELS'도 대안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도마뱀(리자드)이 위기 상황에서 자신의 꼬리를 자르고 위기를 탈출하는 것처럼 단기간에 수익을 얻고 조기상환 조건이 갖춰진 상황에서 발빠르게 상품에서 탈출하는 원리인데 신한금융투자(대표 김형진)나 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 등 일부 증권사의 올해 리자드 ELS 발행규모는 1조 원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ELS에 대한 투자자들의 오해가 풀리고 다양한 보완 상품이 출시되면서 올 들어 ELS 시장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1분기 ELS 발행금액은 19조8천922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8% 증가했는데 비록 2분기 들어 발행금액이 줄고 조기 상환규모가 늘어나는 등 약소세로 접어들고 있지만 시장은 어느정도 회복된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ELS를 무조건 위험한 상품이라고 오해하는 것은 금물이지만 과거 홍콩 H지수 폭락과 같은 투자 실패를 교훈삼아 수익률보다는 상품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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