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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성형외과 원장의 청와대 출입 기록, 구글에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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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성형외과 원장의 청와대 출입 기록, 구글에 물어봐!
스마트폰 이용자 행적 분단위로 수집 ...개인 정보 침해 심각
  • 정우진 기자 chkit@csnews.co.kr
  • 승인 2017.06.20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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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정 모(남)씨는 최근 구글 계정 환경설정을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다. 자신도 잊고 있던 과거 행적이 분 단위까지 세세하기 기록돼 있었기 때문이다.

구글 환경설정 내 ‘타임라인’에 따르면 정 씨는 3월 25일 오전 4시 26분부터 오후 5시 36분까지 13시간 10분 동안 서울 동대문구 황물로에 머물렀다. 황물로는 정 씨 집  인근 도로다.

집에 머물던 정 씨는 오후 5시 36분부터 37분간 9.9km를 운전해 서울 강남구 학동로 11길로 오후 6시 13분까지 이동해 14분가량 머물렀다.

그 뒤 다시 10.7km를 38분 동안 운전해 황물로로 복귀, 오후 7시 6분부터 오후 11시 37분까지 4시간 31분간 체류했다가 이동해 새벽에 종로와 구리 일대를 도보와 운전을 병행하며 이동하는 등 3시간 22분 동안 101km를 이동한 행적이 고스란히 기록돼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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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타임라인에 따르면 정 씨는 3월 25일 오후 5시 36분부터 37분 간 성수동을 지나 영동교를 타고 학동로 11길까지 9.9km를 운전한 것으로 나타나있다.

◆ 휴대전화 인터넷 검색기록, 앱 사용 내역까지 분 단위로 모조리 기록

이뿐만이 아니다. 구글 ‘내 활동’에 따르면 정 씨는 5월 7일 오후 1시 14분에 네이트온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사용하고 오후 2시 17분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심시티빌드잇’, ‘쉽 타이쿤’ 등 게임 앱을 검색했다.

또한 5월 13일 오후 5시 45분에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뽐뿌’에 접속해 ‘qc최강 갤8’이라는 게시물을 클릭하는 등 인터넷과 앱을 가리지 않고 휴대전화 사용 기록 모두가 구글 ‘내 활동’에 저장돼 있는 걸 확인했다.

특히 이 정보는 구글 계정에만 로그인하면 정 씨의 스마트폰은 물론 PC 등 다른 기기에서도 모두 확인 가능하는 등 구글이 관리하는 온라인 서버에 모두 저장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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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내 활동'에 저장된 정 씨의 분 단위 휴대전화 사용기록

◆ 구글 “사용자 편의 제공 차원”...국내 업체 정보 수집과 차원 달라

구글은 계정 내 고객센터를 통해 “구글 제품 전체에서 향상된 검색결과와 추천을 받을 수 있다”고 위치 기록 수집 이유를 밝히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 계정이) 로그인된 기기를 가지고 방문한 장소에 따라 추천을 받거나 매일 통근길 교통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목적에서 구글은 안드로이드OS 스마트폰/태블릿에서 소비자들이 초기 설정이나 계정 설정 시 위치기록 수집 동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약관이나 동의 내용을 세세하게 확인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인천시 서구에 거주하는 양 모(여)씨는 “스마트폰을 처음 사면 빨리 사용하기 위해 초기 설정 과정 등은 간단히 넘기게 된다”며 “또한 스마트폰 자체 GPS 사용 동의와도 혼동돼 세팅 당시 구글이 위치기록을 수집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 수요를 예측하고 개인 맞춤형 마케팅 등에 활용하기 위해 소비자 구매 정보 등을 활용하고 있지만 구글처럼 쉽게 확인가능하게끔 수집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수집된 소비자 소비 패턴 등을 토대로 마켓 수요를 예측하고 맞춤형 마케팅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신상 정보 등이 연계된 직접 정보를 받지는 않는다”며 “법적 문제도 있는 까닭에 로우데이터(Raw-data, 원본 정보)를 암호화해 전달받는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철저히 준수하고 있는데 구글이나 미국 기준은 다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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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개인정보처리방침 등에 명시하고 삭제도 가능하다지만...

구글의 한국 홍보 대행사인 KPR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구글은 개인정보처리방침 등을 통해 어떤 정보를 수집하는지 명백히 밝혀 사용자가 정보사용 방식에 대해 의미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사용자는 구글의 활동 제어를 검토하고 업데이트해 서비스 사용 시 계정에 저장할 데이터 유형을 선택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사용자는 구글 계정 내 설정 변경을 통해 위치 등의 기록 수집을 중지하고 수집된 정보를 삭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계정 설정 등에 접근이 용이한 젊은 세대 등에 국한될 뿐이라는 지적이다.

작년 박영수 특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진료 의혹을 부인했다가 구글 타임라인 기록을 통해 17차례 청와대 출입 사실이 들통나기도 한 김영재(57) 성형외과 원장의 경우 이 같은 위치 기록 수집 자체를 몰랐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나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해 40~50대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3.6%에 달하고 60대 이상 연령에서도 82%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아이폰 등도 선호하는 젊은 세대에 비해 구글 안드로이드OS 스마트폰 보급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계정 로그인만 하면 어디에서나 누구든지 위치기록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인 사설탐정제 등 시행 시 활용될 소지가 높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구글 계정 등은 사설탐정제가 없는 현재도 헤어진 연인 등에 의한 개인정보 침해 문제나 계정 해킹 등의 사례가 지속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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