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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도 부품 없어 제때 수리 못하기 일쑤...보유기간 명색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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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도 부품 없어 제때 수리 못하기 일쑤...보유기간 명색뿐?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7.09.25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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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서울시 창신동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 8월 운행 중인 기아차 스토닉이 사고가 나면서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입고시켰다. 당초 서비스센터는 수리에 10여일의 걸린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출고 예상일을 훌쩍 지나도록 차량은 고쳐지지 않았다. 알고 보니 파손된 부품의 제고가 없어 수리가 지연되고 있었던 것. 결국 김 씨가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측에 수차례 항의 끝에 한 달이 다 되어서야 차량을 수리할 수 있었다. 김 씨는 “수리 지연에 대해 항의를 하기 전까지는 제대로 된 설명조차 없었다”면서 “수리가 지연되면서 차량 대여비가 발생했지만 아무런 보상도 없었다”고 억울해했다.

#사례2. 여수시 봉계동에서 2014년 6월식 올 뉴 카니발을 운행 중인 진 모(남)씨는 최근 차량의 PM센서가 고장났다. 진 씨가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맡겼지만 “해당 부품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서 현재 재고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차량을 언제 고칠지 모른다는 것. 진 씨가 끊임없이 서비스센터에 항의한 끝에 일주일 만에 수리를 받을 수 있었다. 진 씨는 “내 경우는 업체측에 강하게 항의해 겨우 수리를 받았다. 조용히 있는 소비자들은 아마 수리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례3. 대전시 문화동에 사는 양 모(남)씨는 지난달 운행 중인 2008년식 제네시스 차량의 에어스프링을 교체하기 위해 부품을 주문했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로부터 “현재 해당 부품 판매를 안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차량의 안정적 운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양 씨가 수차례 항의를 한 결과 결국 한 달 만에 부품을 받아 차량을 수리할 수 있었다. 양 씨는 “에어스프링은 차량의 안정적인 주행을 위해 꼭 필요한 중요 부품”이라면서 “3차례 이상 민원을 넣은 끝에야 수리를 할 수 있었다”면서 황당해했다.

최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다양한 국산차 모델에서 부품을 구하기 힘들다는 소비자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부품 수급 지연으로 사고나 차량 결함이 발생해도 제때 수리를 못해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완성차 업계는 대개 하루 이틀 내에 부품 공급이 이뤄지지만, 부품 제조 협력사 등의 여건에 따라 부품 수급이 늦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대모비스는 맡고 있는 주요 사업 부문이 AS부품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대개 하루 이틀이면 웬만한 부품의 공급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2~3만개가 넘는 모든 부품을 100% 자체 생산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품 협력사의 사정에 따라 부품 수급이 늦어지기도 한다”면서 “특히 해외 생산품의 경우 공급기간이 다소 늦춰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자동차 부품 보유 기간 8년…실효성 있나?

또한 일각에서는 일부 자동차 부품이 이미 단종돼 수급이 불가한 일이 많아 관련 규정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보호법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과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국내에서 차량을 판매하는 자동차 제조사는 8년간 차량의 관련 부품을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업체들이 이 같은 부품 보유 기간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등이 권고사항일 뿐 법적인 강제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림대 김필수 교수는 “국내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등에 실효성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서 “권고사항에 그치고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자동차 전문기관이나 분쟁조정위원회 등의 유권해석을 통해 업체와 소비자간의 견해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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