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이용우)가 계좌 개설 후 신분증 재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사전고지도 없이 거래를 제한하는 정책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카카오뱅크측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조치”라며 맞서고 있어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경기도 파주시 동패동에 거주하는 조 모(여)씨는 3개 월 가량 멀쩡히 이용하던 카카오뱅크 계좌가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출금정지돼 큰 불편을 겪었다.

조 씨는 “카카오뱅크 계좌 개설 후 석 달 동안 입금, 이체, 예금 등이 문제없이 가능했지만  갑자기 카카오뱅크측에서 신분증 확인이 되지 않는다며 계좌를 사용하지 못하게 막았다”고 밝혔다.

이어 조 씨는 “당장 입금된 돈을 확인해 예약금 이체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신분증 재촬영을 통해 본인확인이 되지 않는 한 불가하다는 대답만 돌아왔다”며 “처음부터 그 신분증으로 안 될 거면 계좌를 만들어 주지 말던가, 심사기준에 어긋나면 본인에게 메일이던 문자던 경고성 알림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측은 “신분증만 재촬영하면 문제없이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측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의 진위 확인을 행정안전부와 도로교통공단에 각각 맡겨 계좌 개설 절차를 진행하고, 나중에 이용자 전원을 대상으로 신분증을 사후 모니터링해 문제가 드러나면 계좌 거래 제한 등의 조치를 한다.

주로 가입 당시 애플리케이션의 사진 촬영 기능을 이용해 제출한 신분증이 제대로 식별되지 않는 등 문제가 있는 경우에 거래를 제한하고 재확인 절차를 거치게 된다. 빛이 반사돼 신분증 기재 사항이 제대로 보이지 않거나 신분증이 오래돼 희뿌옇게 나온 경우에 재확인 대상이 된다는 것.

하지만 카카오뱅크 측의 해명과 설명이 옹색하다는 비판도 있다. 카카오뱅크가 가입 후 상당한 시일이 지난 후에야 신분증을 재확인함으로 조 씨처럼 재확인이 필요한 경우  멀쩡하게 사용하던 계좌가 묶일 수 있고 체크카드도 이용정지 당할 수 있기 때문.

신분증 재촬영으로 인한 계좌정지와 이 과정에서 계좌주에 대한 사전 고지가 미비한 점 역시 문제다. 이로 인한 소비자 불만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카카오뱅크가 별도의 대책마련을 하지 않고 있다.

조 씨는 “처음부터 사진이 선명하지 않아 계좌 개설이 안 된다고 했다면 불편을 겪을 일도 없었겠지만 최소한 이용자가 불편을 겪었을 때 이를 신속하게 처리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라도 제대로 작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오프라인에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문제 해결을 위해 온라인 고객센터에 문의하거나 전화 상담원 연결만 가능한데 이 역시 상당한 시간이 걸려 소비자 입장에서는 또다른 불편을 마주하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측은 “짧은 시간 동안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용자로 인해 신속한 대응에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면서도 “은행으로서 정확한 신분증을 요청하는 것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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