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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현대·현대산업개발 '재무통' 대표 바람...'금융'경험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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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현대·현대산업개발 '재무통' 대표 바람...'금융'경험 중시
  • 김정래 기자 kjl@csnews.co.kr
  • 승인 2018.01.0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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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가 ‘재무통’ 대표를 속속 선임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단행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에 재무통으로 꼽히는 이영호 부사장이 임명됐다. 

이영호 신임 사장은 삼성물산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건물부문 경영지원실장을 겸하면서 회사의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키우고 성장 기반을 다져왔고, 최치훈 전 사장과 함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주도한 경영·재무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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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김대철 현대산업개발 사장

지난 5일에는 건설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이 박동욱 사장을 임명했다. 2011년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당시 인수실사팀장으로 현대건설에 복귀한 박 사장은 이후 6년간 CFO로 일했다. 기업 내에서 누구보다 내부 사정을 속속 꿰고 있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재무통이 현대건설 사령탑에 오른 것은 2006년 이종수 사장 이후 10여 년 만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2월 27일 김대철 사장을 선임했다. 김대철 사장은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영 전체를 통솔하게 된다. 현대자동차 국제금융팀장, 현대산업개발 기획실장, HDC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이외에도 도급순위 10대 건설사 대표 중 재무통 출신으로는 임병용 GS건설 대표, 송문선 대우건설 대표,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 등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 8월 대우건설은 박창민 사장 후임으로 송문선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했다. 송문선 사장은 산업은행이 지난해 1월 대우건설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KDB산업은행 투자금융부문장 부행장, KDB산업은행 기업금융 부문장 부행장, KDB산업은행 경영관리부문장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는 단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회계학 석사학위를 받는 등 재무 분야에 특화된 인물이다. 1983년 롯데칠성음료 입사한 후 1991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을 거쳐 2001년 롯데건설로 자리를 옮긴 뒤 2014년 부사장 승진 이후, 지난해 2월 대표로 취임했다.

임병용 GS건설 대표는 2013년 6월 사상 초유의 적자 사태로 오너 일가인 허명수 사장이 퇴진하면서 구원 투수로 전격 선임됐다.

1991년 LG그룹에 입사, LG구조조정본부에서 일한 뒤 GS 사업지원팀장, 경영지원팀장을 거쳐 2012년 12월 GS건설 경영지원총괄(CFO)로 활동했다. 공인회계사(CPA) 시험과 사범시험에 모두 합격해 업계에서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불리고 있다. 

이처럼 ‘재무통’들이 각광받는 이유로는 건설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후분양제 논의가 본격화됨에 따라 건설업이 수주산업에서 기획과 시공이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금융 조달 방식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대표를 맡는 게 적합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건설업의 중요도가 수주에서 시공과 기획으로 옮겨가면서 자금 조달이 중요해졌다”며 “정부 금융지원 관련 공사나 민관협력 방식인 PPP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금융이나 재무 경험이 있는 대표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해외시장이 장기침체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건설사들의 실적을 떠받치던 국내시장마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위축이 불가피해지면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내실 다지기’와 ‘관리’가 우선인 상황에서 엔지니어 출신 대표의 활용도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도급순위 10대 건설사 대표 중 엔지니어 출신 대표는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성상록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최광호 한화건설 사장 정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경력이 오래된 엔니지어를 우대하는 뿌리 깊은 기업 문화에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라며 “올해가 건설업계 체질 변화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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