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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생보사 사망보험 상품명 4개 중 1개꼴로 '연금·생활비·정기'...오해 소지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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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생보사 사망보험 상품명 4개 중 1개꼴로 '연금·생활비·정기'...오해 소지 높아
  • 정우진 기자 chkit@csnews.co.kr
  • 승인 2018.01.29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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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판매중인 사망보험 상품 4개 중 1개에  ‘생활자금 받는’, ‘연금 미리 받을 수 있는’ 등 오인의 여지가 큰 단어가 사용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종신보험 상품의 경우 기본보장이나 특약을 통해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생활비나 연금 등으로 바꿔 활용할 수 있다보니 상품명 앞이나 중간에 '생활비 미리 받는', '연금 미리 받을 수 있는' 등의 문구를 넣어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설계사들이 상품의 이름을 악용해 마치 해당 상품들이 저축성 보험의 일종인양 불완전 판매를 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25일 기준 10대 생보사가 각 사 홈페이지에서 광고 중인 사망보험(종신·정기보험) 92종의 상품명 조사해본 결과 ‘생활비’, ‘연금’, ‘정기’ 등의 단어가 포함된 사례가 22건으로 집계됐다. 정기적으로 생활비를 수령하는 ‘연금보험’으로 소비자가 오해하고 가입할 소지가 있는 상품이 전체의 23.9%에 달하는 셈이다.

물론 이 중 ‘정기’는 사망보험 상품의 한 종류인 정기보험을 뜻한다. 사망보험은 기간과 상관없이 사망 시 보험금이 지급되는 ‘종신보험’과 계약기간 내 사망 시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정기보험’으로 나뉜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정기’란 단어를 ‘정기적으로 보장 받는 보험’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어 다른 단어들과 마찬가지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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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상품 4개중 1개에 오인 우려 단어 사용...흥국생명 제로

10대 생보사 중 각 사 홈페이지의 상품 정보 등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상품명이 가장 많이 확인된 곳은 신한생명이다. 판매 중인 사망보험 상품이 14개 중 5개 상품에 ‘연금’이나 ‘생활비’, ‘정기’ 등의 단어가 삽입돼 있다. ‘착한연금미리받을수있는종신보험’, ‘신한착한연금미리받을수있는유니버셜종신보험’, ‘신한착한생활비플러스종신보험’ 등이다.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 ING생명 등 3개 사는 각각 3개 상품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생명 ‘생활비받는종신보험무배당’, 미래에셋생명 ‘생활자금유니버셜종신보험(무)인생은교향악입니다’, ING생명 ‘무)스마트정기보험1종’ 등이다.

삼성생명과 NH농협생명, 교보생명은 각각 2개 상품에서, 동양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은 각각 1개 상품에서 ‘생활자금’이나 ‘정기’ 등의 단어가 삽입돼 있었다.

반면 사망보험 7개 상품을 게시중인 흥국생명의 경우 해당하는 단어가 삽입된 사망보험 상품명이 1건도 없었다.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이나 보험협회 등에서 상품을 심의·관리·감독 중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며, 소비자가 상품에 대해 기본적인 내용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기보험이라는 단어는 오랫동안 사망보험의 한 종류를 규정해온 보통명사”라며 “생활비나 연금 등의 단어에서 소비자가 오해할 수 있더라도 영업 시 제대로 상품을 설명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상품명에 대해 금융당국 등이 심의를 진행해 공인한 것인 만큼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험 영업 시 중요 상품 내용 등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려 현장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모든 약관 내용을 100%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라며 “가입 상품 종류 정도 등은 소비자가 조금만 주의한다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상품명을 이용 설계사들이 잘못된 마케팅을 일삼아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인천시 동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상품명 앞에 ‘생활자금 받는’이라고 기재돼 있고, 설계사도 가입 시 정기적으로 생활자금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해 두 아들을 위해 가입했는데 알고 보니 ‘사망보험’이었다”며 “불확실한 상품명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 아들 사망보험을 가입한 꼴이 돼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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