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총수들이 올 상반기 수령할 배당금이 50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60%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몫이다.
이건희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이 받을 배당금이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구본무 LG 회장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두산 등 오너가 있는 10대 그룹 총수들의 2018년도 배당금은 4989억5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718억 원에 비해 34.2%나 증가한 금액이다.
현대자동차와 롯데, 한화그룹은 아직 배당여부가 완전히 결정되지 않았다.
배당금은 13일까지 공시된 ‘현금‧현물배당결정’ 보고서를 토대로 계산했다. 배당금 증가율은 2018년도와 2017년도 맞비교 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구했다.
올해 배당금 규모가 가장 큰 총수는 이건희 회장이다. 삼성전자에서 2100억 원, 삼성생명 830억 원, 삼성물산 109억 원 등 총 3063억2000만 원을 받는다.
전년에 비하면 56.9%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의 주당배당금이 2만8500원에서 4만2500원으로 크게 늘어난 탓이다. 삼성물산과 삼성생명도 각각 550원에서 2000원, 1200원에서 2000원으로 주당배당금이 커졌다.
삼성은 지난해 2018~2020년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기로 하면서 계열사 전반에서 배당규모를 확대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두 번째로 많은 659억 원을 배당 받는다. 전년에 비해 8.1% 증가했다. (주)SK의 주당배당금이 3700원에서 4000원으로 소폭 늘어난 탓이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574억 원으로 전년과 동일하다. 현재 배당결의를 마친 현대차와 현대제철이 전년과 같은 4000원, 750원의 주당배당을 실시한다. 정 회장이 6.96%와 6.71% 지분을 보유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2월 중순과 3월 초 배당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예년 수준의 배당이 이뤄지면 정 회장은 두 회사로부터 약 310억 원을 받게 된다. 이미 결정된 배당과 합산하면 880억 원 이상으로 2위로 오른다.
구본무 LG 회장도 전년과 동일한 253억 원의 배당을 받는다.
신동빈 회장은 155억 원으로 74.5% 증가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롯데케미칼의 주당배당금이 4000원에서 1만500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롯데지주와 롯데칠성음료 등이 아직 배당을 결정하지 않아 신 회장의 배당금은 앞으로 200억 원 이상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허창수 GS 회장의 배당금도 100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13.6%, 45.3% 증가했다.
이마트와 (주)GS의 주당배당금이 각각 1500원에서 1750원, 1600원에서 1800원으로 늘어난 영향이 크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10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배당금 규모가 줄었다. 두산인프라코어 등 자회사의 심각한 경영난으로 실적이 부진한 두산중공업이 올해 보통주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주당 550원을 배당했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주)한화 등이 아직까지 배당을 확정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지난해 약 110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한편 재계 대표적인 3세 경영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배당금 희비가 엇갈렸다.
이 부회장의 배당금은 143.3% 늘어난 1160억 원인 반면, 정 부회장은 7.4% 줄어든 261억 원에 그친다. 다만 현대글로비스의 배당에 따라 배당금 규모는 약 26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