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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맛집탐방] 20년 묵은 '얼큰한' 빠가사리 매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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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맛집탐방] 20년 묵은 '얼큰한' 빠가사리 매운탕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11.01 07: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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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골매운탕 2호점= 밑이 깊은 무쇠 솥에 단단해 보이는 빠가사리 서너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다. 그 위에 호박, 고추, 미나리 등 야채가 푸짐하게 올려진다. 뒤이어 매운탕 맛의 비법인 고추장과 갖은 양념에 맛있는 육수가 부어졌다. 그리고 불 위에서 30여분 바글바글 끓여진다.

벌건 국물에 생선기름이 뜨기 시작하고 얼큰한 민물매운탕 냄새에 코끝이 간지럽다. 하지만 일행 그 누구도 숟갈을 들지 않는다. 입에는 침이 가득 고였지만 무심한 듯 하루하루 힘든 일상들을 내뱉는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이 지난 뒤 뜨거운 김을 후후 불며 국물부터 한 숟갈 떠먹는다. 생선뼈에서 우러난 국물이 절로 웃음을 자아낸다. 내친김에 맛있게 익은 야채와 살점을 한 숟갈 가득 욕심 부려 떠먹는다. 열기에 조금은 입천장이 고통스럽지만 시원한 소주 한잔 곁들이면 그만이다. 이마에 맺히는 땀방울을 닦으면서 온 몸이 후끈 달아오르는 걸 느낀다. 보약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고양시 일산2동 재향군인회관 1층에 자리한 능골매운탕(최미숙 사장)에서는 민물생선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최미숙 사장이 매운탕 집을 연 것은 벌써 20년 전. 경기도 파주 공순영릉 앞에 ‘능골’이라는 매운탕 집을 열면서부터다. 최 사장 자매와 어머니가 집에서 끓이듯 선보인 매운탕은 20여 년 동안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나면서 웬만한 음식마니아에겐 이미 널리 알려진 맛. 그런 저력을 바탕으로 최근 일산에 2호점을 개설한 것이다.

파주 봉일천 공순영릉이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불리는 마을 이름인 ‘능골’은 최 사장의 고향이다. 원래 개성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를 따라 정착한 곳이 능골이었다. 이곳은 인근에 저수지가 있고 임진강이 가까워 어릴 적부터 오빠들을 따라다니면서 천렵을 다닌 곳이다.

때문에 소꿉시절부터 민물매운탕 요리법과 맛에 대해 도통할 수 있었다. 집 앞 텃밭에서 뜯은 호박이며 고추, 장독대에서 엄마 몰래 퍼 나르던 된장을 넣어 끓이던 잡어매운탕이 능골 맛의 시작인 셈이다.

새로 문을 연 2호점은 솥이 바뀌면 음식 맛도 바뀐다고 해서 파주 ‘능골’에 있는 솥을 가져다 걸고 매운탕을 만들고 있다. 파주 ‘능골’ 자연의 맛을 고양 도심에 옮겨 심듯 조심스럽게 맛을 전하고 있다.



능골의 자랑은 우선 빠가사리 매운탕. 흔히 ‘빠가사리’라고 불리는 이 민물고기의 원래 이름은 ‘동자개’다.

새우나 지렁이 같은 미끼를 이용하여 낚시로 잡는 동자개는 맛이 좋아서 식용으로 인기가 있으며 매운탕, 찜, 어죽 등으로 조리하여 먹는다. 술을 많이 먹어서 생긴 숙취를 해소시키거나 소변을 원활하게 보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능골의 매운탕은 임진강에서 잡아 올린 자연산 빠가사리에 공릉저수지에서 낚은 민물새우와 참게를 넣어 국물 맛이 더 구수하다. 이때 사용하는 야채는 모두 최 사장 가족이 텃밭에서 직접 가꾼 순 자연산.

얼큰함의 생명인 고추장은 최 사장과 어머니가 직접 담근다. 모든 재료가 특별한 테크닉이 필요 없는 투박함 그대로다. 매운탕에 함께 끓여 나오는 수제비의 쫄깃쫄깃한 맛도 빠뜨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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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2007-11-02 06: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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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찿아오는데 얼큰하고 시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