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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식고 떡되기 일쑤...배민라이더스 신규 시스템에 가맹점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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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식고 떡되기 일쑤...배민라이더스 신규 시스템에 가맹점들 울상
AI배차, 묶어가기·조리시작 시스템으로 배송지연 불만 커져
  • 이예린 기자 lyr@csnews.co.kr
  • 승인 2020.05.19 0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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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어플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배달대행서비스 '배민라이더스'가 가맹점주를 고려하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불만을 사고 있다.

가맹점주들은 배민라이더스가 새로 도입한 인공지능(AI) 배차 서비스의 라이더 거부권, 묶어가기 및 조리시작 시스템 등으로 배송지연과 누락이 증가해 손해가 커지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배민라이더스 측은 배차지연 문제는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배민라이더스는 국내 최초로 AI 배차를 서울 지역에 시범도입 했다. AI배차는 인공지능이 배달원 동선, 주문 음식 특성 등을 고려해 가장 적임자인 라이더·커넥터를 자동으로 배정하는 시스템이다.

AI 배차에 이어 라이더가 점주에게 조리요청을 하는 '조리시작 시스템'도 신규 도입됐다. 조리시작이란 고객이 주문하면 가맹점주가 몇 분 내에 조리가 가능한지 ‘콜’을 올리고 콜을 확인한 라이더가 '조리요청' 버튼을 눌러야 점주가 조리를 시작하는 시스템이다.

배민라이더측은 해당 시스템들에 대해 라이더와 가맹점주들의 편의를 위해 도입했다고 설명하지만 가맹점주들은 현 실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시스템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배 모(남)씨는 수수료 15%를 납부하며 지난 2년간 배민라이더스를 이용해왔다. 최근 늦어지는 배달로 인해 고객들의 불만과 매출하락은 물론이고 잇따른 주문 취소로 재료비용 손해 또한 막대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배 씨는 “AI배차를 도입하면서 라이더들이 주문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겨 오히려 배차가 지연되고 있다. 더군다나 콜을 받고도 여러 음식을 픽업해 배달하려는 라이더들의 욕심으로 조리요청 버튼을 누르지 않아 배달 시간이 더욱 늦어진다"며 "배민라이더스를 포함한 배달대행업체의 경우 그간 15분 이상 픽업이 지연되면 배상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지만 현재는 배민라이더스에 항의를 해도 라이더가 조리요청을 누르지 않았다며 보상을 회피한다"고 토로했다.

기존 인기 없는 아파트나 골목 상권에 위치한 가맹점의 경우 라이더들이  배차를 선호하지 않아 배달이 지연되기 일쑤였다. AI배차 서비스가 신규 도입되면서 비선호 주문건도 자동으로 배차돼  문제가 일단락되는듯 싶었지만 배차 거부 기능으로 콜이 배정 된후 거부가 되면서 사정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 점주들의 하소연이다.  비선호 지역은 배차에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지게 되는 셈이다.

이 뿐 만이 아니다. 가맹점주들은 배민라이더스의 '묶어가기' 구조도 한몫 거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민라이더스는 시스템 구조상 라이더들이 ‘묶어가기’ 식으로 배달을 진행할 수 있다.  배달 주문이 들어오게 되면 곧장 ‘픽업->배달’ 하지 않고 ‘픽업->픽업->배달->배달’ 로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배민라이더스는 초기에 5건 묶어가기를 시행했지만 2건으로 감축시켰다가 최근 다시 5건으로 늘렸다.

배민라이더스 측은 라이더들의 효율적인 일처리를 위해 묶어가기를 5건으로 늘렸지만 가맹점주들은 음식이 바로 배달되지 않고 5건의 주문을 묶어질 때 라이더 임의대로 배달을 하게 돼 음식이 식거나 떡이 되기 일쑤라고 토로한다.

요식업에 종사하는 임 모씨는  “가맹점주들과 상의 없이 무작위로 잇달아 시행한 서비스로 배달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타 배달대행업체로 이동하고 싶지만 리뷰와 데이터 등을 옮길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이용 중”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및 배달 커뮤니티에서는 배차 지연 문제를 지적하는 글이 대다수다.
▲소상공인 및 배달 커뮤니티에서는 배차 지연 문제를 지적하는 글이 대다수다.

실제로 소상공인 및 배달기사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등에서는 배민라이더스 시스템 문제로 배차가 지연된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코로나19 여파와 쿠팡이츠 등의 경쟁력 있는 업체의 등장, 배민커넥터들에게 제공하던 현금 증정 프로모션 종료와 주 20시간 근로제한 방침을 내세우면서 라이더가 급감했고, 최근 도입한 AI 배차 시스템이 더해져 서비스를 더 이상 이용할 수 없을 것 같다는 하소연도 터지고 있다.

▲어플 상단에 홍보하며 프로모션 진행중인 B마트의 모습
▲어플 상단에 홍보하며 프로모션 진행중인 B마트의 모습

더욱이 가맹점주들은 최근 우아한형제들이 밀어부치고 있는  'B마트' 서비스로인해 영업환경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체 물품(음료 간식 등) 당일 배달시스템인 B마트는 주문수수료를 면제하고 상단 고정 및 프로모션 등 줄기찬 홍보를 진행하면서 고객몰이 중이다. 수령 시간이 짧고 편리한 B마트의 물품으로 라이더들의 쏠림현상이 일어나면서 가맹점주들의 주문 배달은 더욱 늦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배민 가맹점주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별다른 해결책을 내세우지 않고 자체 서비스에만 집중하고 있는 회사 측이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배민라이더스 관계자는 “현재 라이더와 커넥터를 늘리면서 가구당 라이더는 증가했다. 라이더가 부족해 B마트로 쏠리고, 배차가 늦어진다는 점은 납득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신규 도입한 AI배차에 대해서는 "일부 가맹점을 제외하고는 라이더가 AI배차를 거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안전을 위해 도입한 시스템으로 라이더들의 만족도는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4만이 넘는 가맹점주들과 라이더 양측의 입장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배달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자사로 공식적인 불만을 제기한 점주들은 없지만 불편을 느낄 일부 가맹점주들을 위해 더욱 개선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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