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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수수료 개편에 요식업계 발칵...월정액 비중 줄고 건별 수수료 상품 우선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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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수수료 개편에 요식업계 발칵...월정액 비중 줄고 건별 수수료 상품 우선 노출
일부 업주들 '출혈 결쟁 부추겨 수익성 악화 불보듯' 불만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20.04.01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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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이 4월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수수료 정책인 ‘오픈서비스’를 두고 입점 업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월정액 상품의 비중이 대폭 축소되고 건별 수수료 상품 위주로 노출되면서 업주들의 수익성 악화 및 출혈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배달의민족 측은 "새로운 요금 정책을 도입하기 전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50% 이상 업주들이 광고비  절감 효과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반박했다. 

배달의민족은 오늘(4월 1일)부터 요금 체계를 개편한다.

앱 내 상단에 위치하는 오픈리스트를 오픈서비스로 변경하고 하단에 위치하는 울트라콜은 3년간 요금 동결 쿠폰 노출 요금 전면 무료화가 주된 내용이다.

기존에 운영하던 오픈리스트는 주문건별 중개 수수료가 6.8%씩 부과되지만 개편된 오픈서비스는 1%포인트 낮은 5.8%다. 여기에 부가세(0.58%)와 카드수수료·결제망 이용료(약 3%) 등이 포함되면 결국 업주가 부담해야 할 수수료는 9~10% 수준이다. 

오픈서비스 정렬 기준은 앱을 이용하는 고객 위치로부터 가까운 순으로 노출하는 것이 기본이다. 여기에 주문취소율, 재주문율, 성장율 등을 고려해 고객 선호도가 높은 가게에 가중치를 부여해 노출 순위를  정한다.

오픈리스트는 3개 업장만 노출할 수 있도록 제한한 반면 오픈서비스는 신청하면 업주 누구나 가게 이름을 리스트에 올릴 수 있다. 수수료는 낮췄지만 오픈서비스에 들어올 수 있는 문을 대폭 개방한 셈이다.
 

▲오픈리스트는 3개 업체만 노출되는 반면 오픈서비스는 무제한이라 하단에 위치한 울트라콜(정액제 요금)의 광고 효과가 확연히 낮아질 거라는 전망이 높다.
▲오픈리스트는 3개 업체만 노출되지만 오픈서비스는 무제한이라 하단에 위치한 울트라콜(정액제 요금)의 광고 효과가 확연히 낮아질 거라는 전망이 높다.

기존에는 오픈리스트 업체 3곳만 노출되다 보니 8만8000원에 정액으로 이용하는 울트라콜만 이용해도 비교적 눈에 띄기 쉬웠는데 오픈서비스의 경우 업체 제한이 없다보니 울트라콜만 이용할 경우 노출이 더 어려워진 셈이다.

울트라콜을 이용해오던 업주 사이에선 오픈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결국 그로 인한 비용추가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거라는 우려가 뒤따른다.

예를 들어 매일 2만 원짜리 치킨을 20마리 판다고 가정하면 울트라콜은 월 8만8000원만 광고료로 내면 됐지만 오픈서비스는 치킨 한 마디랑 수수료가 결제대행사에 내는 수수료 등을 포함해 약 2000원, 하루에 4만 원, 한 달이면 100만 원이 넘는 비용이 추가된다.

서울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며 정액제 요금인 울트라콜 서비스를 이용중인 김 씨는 "배민 영업사원에게서 대부분 업주가 오픈서비스에 가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고민중이다"라고 말했다.

요식업을 운영중인 B씨 역시 "배민 영업사원으로부터 오픈서비스가 시작되면 울트라콜이 뒤로 많이 밀려 의미가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서비스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오픈리스트를 사용 중이라는 카페 업주 C씨도 "오픈서비스 등록 업체 수에 밀려 울트라콜 업체는 계속 하단으로 내려날 것"이라며 "결국 울며겨자먹기로 대부분 업주가 오픈서비스에 가입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달의민족의 새로운 요금 체계인 오픈서비스 도입을 지지하는 의견도 있다. D씨는 "배민 주문이 5%에 불과한데 울트라콜 이용 시 매월 8만8000원의 요금이 부담이었다. 건별 수수료로 바뀌면 그보다 적은 금액만 내면 되니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요식업 종사자 커뮤니티에서는 오픈서비스 도입이 논란 중이다.
▲요식업 종사자 커뮤니티에서는 오픈서비스 도입이 논란 중이다.
◆ 오픈서비스, 선택권 유명무실 의견 다수...배민 "깃발꽂기 부작용 개선 목적" 반박

요식업 등에 종사 중인 업주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등에서는 수수료 기반의 오픈서비스가 결국 요기요처럼 선택적 상품이 아닌 기본상품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업계 2위인 요기요는 '주문 건당 12.5%의 수수료'를 받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앱 최상단에 노출되는 '우리동네 플러스'는 공개 입찰을 통해 최고가를 쓴 3곳만 보여준다. 입찰 업체가 없는 경우 거리와 재주문율 등 기준에 따라 요기요 등록 음식점이 순위대로 노출된다.

높은 수수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자 2018년 11월 1만 원 이하 주문 건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다보니 '오픈서비스가 안정화되면 요기요 수준으로 수수료를 올리지 않을까 걱정'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요식업주들이 모인 카페에서는 오픈서비스 도입을 앞두고 수수료 부담 때문에  음식 가격 인상을 높고 고민 중이라는 글도 다수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 측은 수익을 더 올리기 위해 요금제를 개편한 건 아니라고 일축했다. 너무 많은 깃발꽂기로 앱 생태계 부작용이 발생하다 보니 이를 개선하기 위해 외식업중앙회 등과 협의를 거쳐 나온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기존 울트라콜은 일명 '깃발꽂기' 때문에 자금력이 있는 업주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펼쳐지며 앱 생태계 부작용을 낳았다. 새 요금체계를 통해 이런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깃발꽂기란 일부 업주가 자신의 상호가 있는 지역 인근에 여러 개의 울트라콜을 등록하는 걸 말한다. 특정 지역에 수십개씩 깃발을 꽂아 앱 상에 상호명을 반복 노출하면서 지역 내 주문을 독차지하는 문제점을 낳았다.

배달의민족이 부작용 해소를 위해 시도한다는 요금 체계가 상생의 한 걸음이 될지, 독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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