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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 카카오와 잇단 제휴...금융투자업계도 카카오 돌풍 휘말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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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 카카오와 잇단 제휴...금융투자업계도 카카오 돌풍 휘말릴까?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06.1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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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주요 대형 증권사들이 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와 연달아 제휴를 맺으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카카오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국내 최대 SNS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가입 고객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비대면 금융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도 비대면 고객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제휴에 나서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3월, 당시 최대주주였던 한국투자금융지주의 계열사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과 제휴를 맺고 첫 번째 증권 연계 계좌가 개설됐다. 당시 한국금융지주와 카카오뱅크의 첫 시너지 작품으로도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그 결과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약 15개월 간 신규 계좌가 무려 155만 개가 개설되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자사 비대면 계좌인 '뱅키스'를 10년 이상 운영하고 있었지만 이를 단숨에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하며 시너지를 발휘했다.
 

카카오뱅크는 올 들어서도 지난 2월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과 제휴 계좌를 개설했고 최근 KB증권(대표 박정림·김성현)과도 협업에 들어갔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제휴 3개월 만에 48만개 계좌가 개설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카카오뱅크가 제휴 대상으로 초대형 투자은행(IB)만 선택한 점도 흥미롭다. 현재 초대형 IB 5곳 중에서 3곳(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과 연계 계좌가 개설돼있는데 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가 네이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초대형 IB 대부분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우선 카카오뱅크와 제휴를 맺은 증권사 입장에서는 미래 고객층인 20~30대 젊은 고객들을 흡수하는데 카카오뱅크 만큼 매력적인 상대는 없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제휴 계좌 개설 고객 중 70% 이상이 20·30세대였고 한국투자증권 역시 비슷한 비율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3월부터 동학개미운동이 시작되면서 신규 고객, 그 중에서도 젊은 고객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카카오뱅크와의 협업 시너지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의 손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이 이미 금융투자업에 진출해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카카오뱅크와 증권사 간의 '적과의 동침'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 한 달만에 신규 계좌 50만개가 개설되면서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 한 달만에 신규 계좌 50만개가 개설되면서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 2월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페이가 (구)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인수해 출범한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무섭게 가입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출범 이후 3달 만에 무려 125만 개 계좌가 신규 개설됐고 펀드 투자 계좌도 약 100일 만에 20만 개를 넘어서며 순항 중이다.

특히 카카오페이증권이 향후 리테일 채널에서 펀드 판매 뿐 아니라 주식거래, 금융투자상품 판매 등으로 영역을 넓히게 된다면 현재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카카오페이증권이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은행권의 경우 카카오뱅크가 올해 3월 말 기준 고객수 1200만 명을 돌파했고 금융상품도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을 취급하는 등 기존 시중은행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각인되고 있다. 자산 규모도 현재 다수 지방은행들을 역전해 외형적으로도 시중은행들의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동학개미운동 여파로 리테일 수익 비중이 다소 상승하고 있지만 증권사의 수익 구조가 리테일보다는 IB나 트레이딩으로 비중이 옮겨져가고 있고 막대한 자기자본 투자를 수반한 투자은행 성격으로 비즈니스가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판을 흔들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대형사들이 카카오뱅크와 손을 잡은 것은 카카오뱅크의 폭 넓은 고객층과 젊은 고객 확보 차원일 뿐 사업 전반적인 제휴가 아니라는 점도 큰 위협 상대로 보지 않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소비자 입장에서 기존 은행과 겹치는 영역이 많아 시중은행에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지만 카카오페이증권은 단순 주식거래나 펀드 판매 정도는 가능하더라고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등 전통적인 증권사 영역까지 위협이 될지는 모르겠다"면서 "브로커리지 시장 자체도 이미 레드오션으로 진입한지 오래이기 때문에 기존 고객들이 굳이 이동을 할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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