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발표된 실적 자료를 살펴보면 KB금융지주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9818억 원이다. 상반기 합계 순익은 1조7113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1조8368억원) 대비 6.8% 감소한 액수다.
순이익 감소 요인에 대해 KB금융 관계자는 “2분기에 미래 경기전망 시나리오를 반영한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한 영향 등이 반영됐다”면서 “이러한 요인을 제외하면 견조한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기준금리 인하 및 안심전환대출 취급 등에 따른순이자마진(NIM) 축소에도 불구하고 은행과 카드의 견조한 여신성장에 기반해 전년 대비 2.9%(1340억 원)가 늘어난 4조6832억 원을 기록했다.
또한 순수수료이익과 기타영업손익을 포함한 비이자이익 역시 전년 대비 9.6%(9389억 원) 증가했다. 금융지주들은 저금리와 코로나19 등으로 2분기 실적 감소 예상되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저마다 비이자 실적 확대에 집중해 왔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수수료이익은 1조38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1.6%(2456억 원) 증가했다. 증권업수입수수료가 전년 대비 59.5%(1260억 원) 증가하는 등 비은행 부문 실적의 선방 덕분이다.
KB금융은 지난 1분기에도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순수수료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KB금융의 1분기 순수수료이익은 6701억 원으로 작년 동기(5506억 원) 대비 21.7% 늘었다.
이어 신한금융이 5315억 원으로 전년(4794억 원) 대비 10.9% 증가했고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4995억 원, 2740억 원으로 3.5% 0.4%씩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결국 KB금융은 유가증권, 파생상품 손익 등 비이자이익의 회복으로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다.
KB금융 관계자는 “상반기 순수수료이익은 주식거래대금 관련 수탁수수료와 IB수수료 중심으로 증권업수입수수료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카드 이용금액 증가와 비용 절감 노력의 결실로 신용카드수수료손익이 확대되는 등 비은행 부문의 실적이 증대된데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21.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전배승 연구원 역시 “이자이익 정체와 대손비용 증가에도 큰 폭의 비이자이익 개선에 힘입어 고수익성을 시현했다”면서 “금융시장 안정에 따른 유가증권, 파생, 외환관련 손익회복과 증권 및 손보 자회사 실적 개선이 비이자이익 증가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KB금융이 주요 경영 지표에서 예상 밖의 선방을 기록하면서 신한금융에 뺏긴 리딩금융 자리 탈환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라임펀드 등 사모펀드 악재를 피하면서 타 금융지주 대비 상대적으로 실적 방어 여력이 좋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증권가 추정치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8551억 원 수준으로 전년(9961억 원) 대비 14.2%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신한금융의 순이익이 추정치에 부합할 경우 KB금융의 순이익에 1200억 원 이상 못 미친다.
신한금융을 비롯해 하나, 우리금융은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으로 2분기 순익 감소가 예상된다. 실제로 라임펀드와 관련해 각 금융지주의 배상금 지급 예상되는데 신한 830억 원, 우리금융 650억 원, 하나금융 360억 원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KB금융은 추가 충당금을 제외할 경우 사실상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면서 “추가 충당금은 기대에 못 미치지만 상환 유예가 적었다는 점에서 양호한 실적 달성은 재평가 받을 만하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애널리스트 역시 “1분기 실적 부진의 배경이었던 기타영업손익 개선으로 은행 순익이 매우 양호했고, 카드·증권·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면서 “리딩뱅크의 위엄을 뚜렷하게 보여준 실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대손충당금이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경우 연말 푸르덴셜생명까지 추가 연결시 이제 분기당 경상 순이익은 거의 1조원에 육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