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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 낮추면 뭐해....은행들 가산금리 올려 금리 인하 효과 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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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 낮추면 뭐해....은행들 가산금리 올려 금리 인하 효과 반감
대출금리 하락은 ‘찔끔’...산정체계 아리송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0.09.07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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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췄지만 일부 은행에서 가산금리를 대폭 올려 금리 하락 효과가 반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은행의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다. 18개 은행 중 8월 기준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전월(7월) 대비 하락한 곳은 12개에 달했다. 금리가 오른 곳은 수협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등 3개 은행에 그쳤다.

다만 평균 가산금리가 전달 보다 오른 곳은 경남, 대구, 농협, 수협, 광주, 전북, 카카오뱅크 등 총 7곳에 달한다.

가산금리가 가장 많이 오른 은행은 전북은행으로 한 달 새 0.22%포인트 뛰었다. 이어 광주은행이 0.20%포인트, 수협은행 0.15%포인트, 경남은행 0.09%포인트, 대구은행 0.04%포인트 상승했다. 농협은행과 카카오뱅크는 가산금리 상승폭이 0.02%포인트로 가장 적었다.

지난 5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내린 이후 가산금리를 올린 곳도 대구은행, 산업은행, 수협은행, 전북은행 등 4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대출금리는 기준금리+가산금리+가감조정금리(우대금리)를 더해 산정된다. 이 중 가산금리는 은행들이 경영상황, 대출자 신용등급, 리스크 관리 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결정한다.

한은 금통위는 이미 코로나19 확산세가 매섭던 지난 3월 16일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내려잡았다. 이후 5월 28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해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내렸다.

◆ 기준금리 하락에도 자체 결정 '가산금리'는 상승...산정체계 아리송

결국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은행들 역시 일제히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은행이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가산금리는 오히려 상승한 셈이다.

이처럼 상당수 은행의 신용대출 가산금리가 되레 오르거나 기준금리에 크게 못 미치는 하락폭을 보이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산금리 산정체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은행별로 대출 기준금리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가산금리는 하락폭을 최소화하거나 오히려 이전보다 올림으로써 줄어든 이자이익을 보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은행들은 저신용자 대출 비중의 확대 등으로 평균금리가 상승한 것으로 보일 뿐 실제로 등급별 가산금리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임의로 가산금리를 올리기도 어려운 구조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외부에 공개되는 수치상으로는 가산금리가 오른 게 사실이라 의심은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은행들이 가산금리 산정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밝히지 않으면서 적합한 절차를 거쳤는지에 대한 마땅히 검증 방법도 없는 형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2018년 금감원이 국내 은행을 대상으로 ‘대출금리 산정체계’의 적정성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 결과 일부 은행에서 가산금리 산정·부과 및 우대금리 운용 등이 체계적·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사례가 확인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은행은 가산금리 구성항목을 주기적으로 재산정하고 개별 은행별로 금리산정체계에 대한 상시 점검을 통해 가산금리 변경 사유 및 절차에 대한 적정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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