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회사 이사회는 지난달 10일(미국 현지시간) 내려진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 최종 결정을 심층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전날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 확대 감사위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사회는 LG에너지솔루션의 조건이 미국내 자사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이라면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사실상 LG에너지솔루션이 과도한 배상금을 요구할 경우 미국 사업 철수까지 고려한다는 의미다.
이사회에 앞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고위 관계자들은 ITC의 최종 결정문이 공개된 당일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이 전보다 높은 배상금을 요구하면서 갈등의 깊이는 더 깊어진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희망을 걸고 있다. 또 항소 등의 절차를 동원해 협상 시간을 벌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이른 시일 내 미국에서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분야의 외부 전문가를 선임해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체계를 고도화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SK이노베이션 측의 반응에 대해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입장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신력있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서 배터리 전 영역에 걸쳐 영업비밀을 통째로 훔쳐간 것이 확실하다고 최종결정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인식의 차이가 아쉽다”면서 “글로벌스탠다드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연방영업비밀보호법에 근거한 당사의 제안을 가해자 입장에서 무리한 요구라 수용불가라고 언급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며, 문제해결에 대한 진정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