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출시한 폭스바겐 해치백 8세대 골프를 뒤늦게서야 시승했다. 6년 만에 돌아온 신형은 어떤 변화와 함께 돌아왔는지 개인 시승을 통해 체험했다. 시승은 인천 송도 일대를 돌아다니는 코스였다. 모델은2.0 TDI 프레스티지 상위 트림이다.
골프는 해치백 무덤인 우리나라에서도 대중적으로 오래 사랑받는 차다. 해치백의 교과서로 불리기도 하며 럭셔리보다 실용적인 기능들이 풍부하고 그만큼 운전하는 재미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골프만 찾는 소비자도 있을 정도다.
개인적으로 해치백을 그렇게 선호하진 않지만 골프는 각도에 따라 보는 재미가 있다. 8세대는 내외관에 변화도 크다. 우선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이 전 세대보다 낮게 배치돼 작은 차체지만 차가 커 보인다. 여기에 폭스바겐 IQ라이트(다이내믹 턴 시그널,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 등으로 요즘 차 느낌까지 살렸다. 없던 쌍꺼풀이 생긴 느낌이다.
실내의 변화는 더 상당하다. 화려하진 않지만 촌스러움은 많이 사라졌다. 10.25인치 디지털 콕핏 프로부터 디스플레이는 폭스바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IB3 디스커버 프로’ 10인치가 장착됐다. 기어노브도 보급형 포르쉐의 느낌이 나게 바뀌었다. 여기에 물리버튼도 최소한으로 줄이며 디지털 감각을 더 살렸다.
아쉬운 부분은 역시 넓이다. 1열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데 2열은 성인이 앉기에 여유가 없다. 헤드룸은 괜찮지만 무릎 공간이 부족하다. 또 센터 터널이 튀어나와 더 좁게 느껴진다. 시트도 여전히 직물이다. 인조 스웨이드가 섞였고 감촉도 의외로 나쁘지 않지만 더운 여름에는 사람에 따라 찝찝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골프는 통풍 시트도 없다.
골프는 2.0 TDI 엔진에 7단 DSG 변속기로 최대 출력 150마력(3000~4200rpm), 최대 토크 36.7kg.m를 기록한다.
시동을 켜면 부웅하는 소리와 함께 이 차가 디젤임을 느끼게 한다. 시끄러운 소리는 아니다. 90km에서 달리기 시작하면 풍절음이 느껴지긴 하나 하체에서 느껴지는 진동은 적은 편이다. 파사트에서 느껴지는 묵직함보다는 덜하다.
트래블 어시스트 기능도 훌륭하다. 차선 이탈 방지, 중앙 유지 기능이 있는데 핸들이 부드럽게 중앙으로 안내한다. 드라이브 모드는 컴포트, 에코, 스포츠, 인디비쥬얼(개인 설정) 4가지 모드다. 스포츠 모드로 100km 이상을 달려도 차의 안정감은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더 달릴 수 있다는 듯 토크가 힘을 내기 시작한다. 브레이크 제동 시에도 운전자를 편안하게 지탱해준다. 서스펜션이 부드러운 편이라 더 주행 피로가 적다고 해야 할까. 이 매력에 빠져 골프를 찾는 건가 싶다.
다만 네비게이션이 없는데 굳이 헤드업디스플레이가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은 있다.
골프하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연비다. 골프는 현재 디젤차 중 연비(복합 17.8km/l)가 가장 좋다. 특히 고속도로에선 21.3km/l까지 오른다. 고속도로에서만 운전하면 이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인데 실제로 이날 시승에선 비가 온 가운데서도 23km/l에 주행을 마쳤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