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업이 불황을 비켜간 데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한 수혜도 입을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LG그룹 상장 계열사 중 가장 높은 매출·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매출은 43.4% 증가한 25조5986억 원, 영업이익은 57.9% 오른 1조2178억 원을 기록했다.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주력사의 수익이 줄어든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1년 만에 그룹 내 명실상부한 캐시카우로 떠오른 것이다.
이런 성과에 성과급도 그룹내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 사업본부별 성과급이 평균 기본급의 870%다.
올해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더 높은 영업이익이 점쳐진다. 21일 기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 35조2938억 원, 영업이익 2조2089억 원이 예상된다. 지난해 대비 각각 37.8%, 81.4% 오르는 수치다.
중국 기업들의 돌진 속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13.6%로 전년(19.7%) 대비 감소했다. 하지만 비(非)중국 시장에선 여전히 29.7%로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허도 지난해 기준 2만5825건(국내 8447건, 해외 1만7378건)으로 배터리 세계 1위인 중국 CATL보다 5배가 더 많다.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올해도 호재는 많다. 주력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전망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802만 대로 전년 대비 68% 이상 증가했다. 전체 완성차 판매량이 감소한 가운데 전기차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자연스레 완성차 업계 등으로부터의 배터리 수주 잔고도 상당히 확보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고는 385조 원으로 2021년(260조 원) 대비 48%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잔고 비중의 70%는 북미에 집중돼 있다. 올해부터 IRA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원자재 40% 이상을 북미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한 몫 사용해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1월 미국 컴퍼스미네랄과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탄산리튬 공급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들이 생산하는 탄산리튬의 연간 40%를 공급받기로 했다. GM과의 합작 법인인 얼티엄셀즈가 운영하는 오하이오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매 분기 생산량을 20%씩 늘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고성장하는 북미 배터리 시장에 집중하고 리튬황·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전지 기술 개발과 신사업 추진 등도 준비할 것”이라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