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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낮추고 쪼갰는데?' 정부 통신비 압박에 통신 3사 난감...'품질 문제'로 소비자 체감 요금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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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낮추고 쪼갰는데?' 정부 통신비 압박에 통신 3사 난감...'품질 문제'로 소비자 체감 요금 비싸
5G 요금 4년 전보다 낮아져...40~100GB 구간 검토 중
  • 최형주 기자 hjchoi@csnews.co.kr
  • 승인 2023.02.28 07: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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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가계 통신비 절감을 목표로 중간요금제 세분화 등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통신사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통신사들은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5G 요금을 인하한데다 지난해 중간요금제까지 이미 도입한 상황이어서 요금구간을 여기서 더 세분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다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5G 서비스가 도입되고 수 년이 지나도록 서비스 속도와 품질에 대한 불만이 지속되면서 통신요금이 과도하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에 통신요금 선택권 확대를 위해 요금제 세분화를 주문했다. 이에 따라 통신사들은 상반기 중 40~100GB 사이 구간의 요금제를 출시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문제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5G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2019년 4월 3일 출시된 이후 4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도록 5G 요금이 낮아지거나 혜택이 늘어난 상황이어서 추가 인하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저가요금제는 통신3사가 4만 원대 저가요금제를 도입하고, 기존 요금에는 제공 데이터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춘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단말기 보조금을 받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고가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을 낮추면서 기본요금을 인하했다. 

여기에 지난해 통신3사가 일제히 6만 원 안팎의 중간요금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5G 요금제 '2구간→4구간' 세분화되고 가격도 이미 낮아져 

저가요금제는 지난 2019년 5G 서비스 출시 당시 3사가 동일하게 5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데이터 제공량만 SK텔레콤과 KT가 8GB, LG유플러스는 9GB로 차이를 보였다.

현재는 SK텔레콤이 8GB를 4만9000원에 서비스하면서 요금을 6000원이나 낮췄고, 기존 5만5000원 요금제는 데이터제공량을 11GB로 늘렸다. KT는 5GB에 4만5000원, LG유플러스는 6GB에 4만7000원짜리 저가요금을 추가하면서 기존 요금제의 데이터제공량을 높였다.

고가요금제는 SK텔레콤과 KT가 데이터제공량을 110GB로 줄이면서 6만9000 원으로 조정했다. 요금 인하폭이 SK텔레콤은 6000원, KT는 1만1000원에 달한다. LG유플러스만 150GB에 7만5000원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중간요금제가 3사에 일제히 도입돼 선택의 폭을 넓혔다. 데이터제공량이 24GB인 SK텔레콤은 5만9000원, 약 30GB를 제공하는 KT와 LG유플러스는 6만1000원이다.

전체적으로 요금이 내려간 효과도 있지만, 단 2가지 선택 밖에 없던 요금제가 4구간으로 나뉘면서 촘촘해졌다. SK텔레콤은 4만9000원, 5만5000원, 5만9000원, 6만9000원으로 중저가구간에선 4000~6000원 간격으로 요금제를 갖추고 있다. 

KT는 중간요금제가 저가요금제와 불과 4000원 차이를 보이고, 고가요금제와는 8000원 차이가 난다.

LG유플러스는 중간요금제와 고가요금제의 간격이 1만4000원에 달해 상대적으로 여지가 있어 보이지만, SK텔레콤과 KT는 현실적으로 중간요금과 고가요금 사이에 새 요금제를 많이 끼워 넣기가 쉽지 않다.       

▲중간요금제는 모두 2022년 출시됐음.
▲중간요금제는 모두 2022년 출시됐음.


정부의 압박이 지속됨에 따라 통신사들은 지난 2021년 약정없이도 선택약정 할인 수준의 요금이 적용되는 5G '온라인 요금제’를 출시하기까지 했다. SK텔레콤의 110GB급 온라인 요금제는 4만8000원으로, 일반 요금제 가격 6만9000원보다 30% 가량 저렴하다.

◆5G 품질문제로 소비자 요금제 불만 높아... 통신3사 추가요금제 고민 중

일각에서는 물가인상에도 불구하고 통신요금이 낮아졌는데도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지속되는 까닭이 초기부터 문제가 되고 있는 '품질'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더 높은 요금을 내고 5G로 갈아탔는데 서비스 품질은 기존 LTE에 비해 별로 나을 게 없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를 비롯한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5G 서비스를 가입했지만 데이터는 4G가 잡히는 순간이 잦아 제값을 못한다는 불만이 아직도 쏟아지고 있다.

▲5G가 품질에 비해 비싸다는 의견은 커뮤니티를 통해 꾸준히 나오고 있다
▲5G가 품질에 비해 비싸다는 의견은 커뮤니티를 통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완전한 5G'를 위해선 28GHz 대역이 필요하지만 통신사들의 28GHz 기지국 수는 조건을 채우지 못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주파수 할당을 취소당했고, SK텔레콤은 5월 31일까지 1만5000개의 기지국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달성이 쉽지 않다.

결국 통신3사의 완전한 5G 구현도 불가능해진 마당에 정부는 28GHz 대역을 배정 받을 제4통신사를 찾고 있어 기존 통신사들의 품질 관련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요금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통신사들이 설비투자를 줄여 5G 품질개선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도 상존한다. 

그럼에도 대통령까지 나서서 통신요금제 세분화를 요구하자 통신사들은 이를 거스르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출시 이후 현재까지 통신요금은 단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았고 오히려 낮춰왔다”며 “하지만 정부가 요금제 세분화를 원하고 있어 정책에 따라 잘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통신3사의 요금제 라인업에 추가로 50GB, 70GB 데이터 구간을 끼워 넣는 것은 억지로 구색을 맞추는 수준이 될 수 있다”며 “이전에 4G 시절에 그랬듯 아예 5G 요금제를 전체적으로 개편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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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2023-02-28 10:40:22
5G 요금제는 정말 동감합니다. 저도 5G가 빠르다고 듣고 오랜 시간 비싼 요금을 냈지만

크게 체감되는 부분이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