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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주년 맞은 SK그룹, 에너지·반도체·바이오 등 미래산업에 250조 투자...4번째 퀀텀점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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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주년 맞은 SK그룹, 에너지·반도체·바이오 등 미래산업에 250조 투자...4번째 퀀텀점프 노린다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3.04.06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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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물을 짜는 직기 16대로 시작한 SK그룹이 8일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그간 섬유, 정유, 통신으로 커 온 SK그룹은 이제 에너지·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산업에서 다시 한 번 도약을 꾀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2026년까지 반도체(Chip),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에 247조 원을 투자해 그룹의 네 번째 퀀텀점프를 달성할 계획이다.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 톤)의 1%인 2억톤 탄소를 줄인다는 '넷제로' 목표도 실천 중이다.

SK그룹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을 통해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방침이다. 반도체 팹 증설, 특수가스 및 웨이퍼 등 소재‧부품‧장비 관련 증설도 꾸준히 해나갈 계획이다.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설비를 갖추고 글로벌 기업에 투자해 그린 에너지 경쟁력을 강화하고, 바이오 분야는 뇌전증 신약과 코로나19 국내 백신 1호 성과를 이어갈 후속 연구에 매진한다.

202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3’ SK텔레콤 전시관에서 AI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는 최태원 회장
202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3’ SK텔레콤 전시관에서 AI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는 최태원 회장
미래를 위해 벌여놓은 사업이 많은 상황에서 경기침체와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는 것은 과제다.

그룹의 기초 체력은 걱정할 문제가 아니지만 내년까지 불확실성이 예상되고 있어 자본 차입 등 유동성 공급 라인을 유지‧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실제 SK가 힘주고 있는 배터리를 담당하는 SK온은 투자가 절실한데 지난해 상장전투자유치 과정에서 투자자 확정, 규모와 조건 등이 6개월 동안 계속해서 바뀌는 모습이 연출됐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투자와 인재 채용을 통해 성장과 혁신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미래 성장을 위한 기회를 엿보고 있는 가운데 SK그룹은 지난 70년간 세 번의 큼직한 퀀텀점프를 통해 커왔다.

SK그룹의 모태는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회장이 1953년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마차로 자갈을 나르며 세운 경기도 수원시의 선경직물이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1953년 버려진 직기를 재조립해 선경직물을 창업했다.
 

1967년 아세테이트 공장 기공식에서 최종건 창업회장(왼쪽에서 5번째)과 최종현 선대회장(6번째)
1967년 아세테이트 공장 기공식에서 최종건 창업회장(왼쪽에서 5번째)과 최종현 선대회장(6번째)
첫 퀀텀점프는 최종현 선대회장의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 전략 성과로 나타났다. 선대회장은 수차례 정유 사업 진출을 모색했지만 1‧2차 석유파동 등으로 번번이 실패했다.

하지만 선대회장은 중동 인맥을 활용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하루 5만 배럴의 원유 공급을 받는 성과를 냈다. 한국을 대신한 자원외교는 1980년 민영화된 유공을 인수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두 번째 도약은 1994년 민영화에 나선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SK는 시가보가 훨씬 높은 주당 33만5000원에 한국이동통신 주식 23%를 인수했다.
 

1986년 내한한 사우디아라비아 야마니 석유장관과 면담 중인 최종현 선대회장(왼쪽)
1986년 내한한 사우디아라비아 야마니 석유장관과 면담 중인 최종현 선대회장(왼쪽)
세 번째 퀀텀점프는 최태원 회장이 2012년 뚝심으로 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이뤄졌다. 최근 실적은 반도체 수요 침체로 부진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석유화학과 통신을 제치고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인수 당시만 해도 하이닉스는 채권단 관리 속에서 연간 2000억 원대의 적자를 내던 부실기업이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인수 후 업황 부진으로 경쟁사들이 투자를 줄일 때 청주 M12(2012년)를 시작으로 이천 M14(2015년), 청주 M15(2018년), 이천 M16(2021년) 등의 공장을 증설했다. 축구장 29개 크기의 공장을 짓기 위해 SK는 55조 원을 투자했다.

SK머리티얼즈(반도체용 특수가스)와 SK실트론(웨이퍼)도 인수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SK하이닉스는 SK 품에 안긴지 10년 만에 매출 4배, 시가총액이 6배 상승했다.

세 번의 굵직한 성장을 통해 SK그룹은 연간 매출 170조 원을 기록하고 11만4000명의 고용을 창출하며 재계 2위 그룹으로 컸다.

SK는 창립 70주년을 맞아 창업회장과 선대회장의 어록집을 발간한다. 이를 통해 사업보국, 인간중심경영, 국가경쟁력을 강조한 70년 역사의 SK DNA를 조명한다는 계획이다.

어록집에서 최종건 창업회장은 “회사의 발전이 곧 나라의 발전”이라며 본인 세대 노력이 후대를 풍요롭게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도, “우리의 슬기와 용기로써 뚫지 못하는 난관은 없다”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첫째도 인간, 둘째도 인간, 셋째도 인간”, “You가 알아서 해”라는 어록처럼 자율성에 기반한 과감한 위임을 실천했다. 1975년 국내 최초로 기업 연수원인 선경연수원을 열었고, 회장 결재칸과 출퇴근 카드 폐지, 해외 MBA 프로그램 도입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행보로 SK만의 독보적인 기업문화를 만든 모습이 어록집에서 그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창업회장과 선대회장의 삶과 철학은 단지 기업의 발전에 머무르지 않았고,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향해 있었다”며 “선대의 도전과 위기극복 정신이 앞으로 SK 70년 도약과 미래 디자인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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