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대표 김민영)가 수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개발한 혁신신약 ‘슈가논’이 블록버스터 입지를 공고히 하며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산 신약 26호인 당뇨병치료제 슈가논의 올 1분기 매출은 58억 원이다. 올해도 블록버스터 자리를 지키는데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단일 품목으로 연 매출 1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면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칭한다.
슈가논은 에보글립틴 5mg을 주성분으로 하는 DPP-4(Dipeptidyl peptidase-4) 저해기전의 경구용 혈당강하제이다. 식사 및 운동요법 또는 메트포르민 단독요법으로 혈당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에 사용된다.
동아에스티는 2005년 개발된 에보글립틴의 선도화합물을 토대로 전임상과 임상 1,2,3상을 거쳐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슈가논을 신약으로 허가 받았다.
이후 2016년 3월 판매를 시작했고, 그해 5월 메트포르민과의 복합제 ‘슈가메트 서방정’를 발매했다. 지난 3월에는 다파가를 더한 복합제 ‘슈가다파정’의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라인업 확대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동아에스티 주요제품 중 슈가논 매출은 성장호르몬 ‘그로트로핀’, 기능성소화불량제 ‘모티리톤’, 손발톱무좀치료제 ‘주블리아’에 이어 네 번째 규모다.
현재 슈가논의 생산설비는 풀가동 중이다. 1분기 슈가논 설비의 평균 가동률은 109.5%다. 올 1분기에 생산한 수량만 이미 지난해 전체의 31%에 해당한다. 가동률 수치가 확인되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평균 가동률 역시 108.2%에 달한다.
동아에스티의 지난해 매출은 슈가논이 처음 출시됐던 2016년 대비 749억 원 증가했다. 슈가논의 지난해 실적으로 비교하면 전체 매출 증가분의 32%를 담당한 셈이다.
매출 증대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슈가논이지만 동아에스티의 당뇨병치료제 개발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동아에스티는 슈가논 개발에 앞서 몇 차례 다른 약물을 타깃으로 당뇨병치료제 개발을 시도했다. 하지만 번번이 전임상 평가 과정에서 약물 독성을 개선하지 못하는 등 난관에 부딪혀 중단했다.
임상 3상 개발 중이던 약물에서도 영장류 피부독성 및 설치류 면역독성에 대한 이슈가 제기되며 연구가 중단됐다.
이에 동아에스티는 화합물 합성전략을 전면 수정했고 독성이슈가 없는 화합물 모핵의 유도체 합성에 성공했다. 이후 슈가논은 전임상시험에서 생쥐의 신문맥부위에서 렉틴(Lectin) 발현을 증가시키고, 12주 후 뇨 중 렉틴의 양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내며 국산신약으로 인정받았다.
슈가논은 이미 임상개발 중이던 2012년 인도 알켐사, 2014년 브라질 유로파마, 2015년 러시아 게로팜 등에 기술 수출을 한 바 있다. 이들 외에도 지금까지 네팔,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에서도 개발과 판매에 관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현재 인도(2019년), 러시아(2020년), 브라질(2022년)에서 판매 중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국가차원에서 약값이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제품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이머징 마켓에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가논은 2019년 레드엔비아에 기술 이전돼 대동맥심장판막석회화증 치료제로도 개발되고 있다. 레드엔비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임상 2b/3a상을 개시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