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안국약품 원덕권 체제 호실적 '빛좋은 개살구'?...R&D 투자 대폭 줄이고 내부통제도 허술
상태바
안국약품 원덕권 체제 호실적 '빛좋은 개살구'?...R&D 투자 대폭 줄이고 내부통제도 허술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3.08.28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국약품 오너 2세 어진 부회장이 리베이트 혐의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지난해 초 CEO에 선임된 원덕권 대표가 지표상으로는 우수한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지속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매출 증가는 코로나19 반사이익에 따른 영향이 크고, 수익성 개선은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줄이는 등 성장잠재력을 희생한 결과가 아니냐는 지적이 따른다.

지난해 말부터 올 들어서 잇달아 약사법위반 등으로 업무정지를 받으면서 내부통제에도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2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안국약품은 올해 상반기 매출 1141억 원, 영업이익 44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19.8%, 54.2%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원 대표 재임 첫해인 지난해는 매출이 처음으로 2000억 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원 대표 재임 후 1년 만에 매출이 25.6%나 늘었다. 올해도 상반기 호조로 연간 기준으로 매출은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쓸 전망이다.

2020년과 2021년 연속 영업적자에서도 곧장 벗어났다. 당시 안국약품은 2019년 대규모 리베이트 혐의 및 불법 임상시험 혐의가 드러나면서 실적 직격탄을 맞았다. 이 일로 어진 부회장은 원 대표에게 CEO 자리를 물려줬고, 지난해 8월에는 징역 10개월 실형도 선고받았다. 항소심 진행으로 법정 구속은 피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매출 증가는 기침, 가래, 기관지염 등 치료에 사용되는 ‘시네츄라’가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외래 처방액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시네츄라의 지난해 매출은 519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83.7% 증가했다. 이마저도 올해 상반기 매출 증가율은 17.1%로 성장세가 둔화된 상태다.

영업이익 개선에도 R&D 투자를 대폭 줄인 게 큰 역할을 했다. 원 대표 재임 첫해인 지난해 안국약품의 R&D 비용은 130억 원으로 2021년 173억 원에서 25.2% 감소했다.

지난해 감소한 R&D 비용은 그해 영업이익 증가분의 40%에 달한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10.6%에서 6.3%로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 역시 54억 원으로 지난해 수준과 비슷하다. 매출 대비 비중은 4.7%로 더욱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구개발실적도 눈에 띄는 게 없다. 2020년 11월 고혈압 치료제 후보물질(AG-1705)의 임상3상 승인을 받은 게 가장 최근 성과다. 허가 받은 약도 2017년 이후 명맥이 끊겼다.

2022년 들어 연구를 시작한 후보물질이 4개 있지만 R&D 비용이 감소한 상황이라 개발에 속도가 붙을지는 미지수다. 제약사 R&D 비용은 통상 연구과제가 늘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경우 증가하게 된다.


원 대표는 재임 즉시 자체 영업 비중을 줄이고 영업대행사(CSO)를 활용하는 체질개선에 나서면서 오너의 리베이트 리스크 지우기에 나섰다. 의원총괄사업부도 CSO로 전환했다.

하지만 윤리경영 리스크는 막지 못했다. 안국제약은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스포린정 등 82건에 대해 판매업무정지 3개월 조치를 받았다. 의약품 채택, 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경제적이익을 제공하는 등 약사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도 1월 ‘안국레보설피리드정25mg(제5142호)’과 ‘안국시프로플록사신정(제1호)’에 대해 수탁자가 해당 품목 제조 시 기준서 미준수 및 허가사항대로 제조한 것처럼 제조기록서를 거짓 작성 하는 등 약사법을 위반해 제조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안국약품은 공정거래 관련 법률 준수 및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통해 재발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의약품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제품 위탁생산을 확대하고 건강기능식품 판매 활성화를 위해 온라인 유통채널도 구축하고 있다”며 “미래 성장산업 발굴과 수익성 증대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