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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첨단기술로 무장...친환경 선박 개발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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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첨단기술로 무장...친환경 선박 개발 한창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3.10.3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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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은 일견 첨단 산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일 수 있지만 알고 보면 수많은 신기술이 밑바탕에 깔린 산업입니다. 한화오션은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선박을 위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로봇·빅데이터 등의 첨단 기술을 조선소에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각종 첨단 기술이 적용된 친환경 선박 생산 현장을 살펴봤다. 1973년 옥포조선소로 출발한 거제사업장은 세계 최초 LNG-RV(LNG 재기화 선박) 건조,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 건조에 성공한 바 있다.

총 부지면적 490만㎡에 달하는 거제사업장에는 2개의 도크와 대형 크레인 6기, 중대형 부유식 도크 3기 등을 갖추고 있다. 연간생산능력은 대형상선 36척, 대형해양플랜트 2척, 수상함 2기, 수중함 2기 등이며 종업원 수는 협력사 직원을 포함해 2만여 명에 달한다.


◆LNG로 한 달 항해 가능한 30만 톤 유조선, 스마트십 솔루션 적용

기자가 현장을 방문한 날에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는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1척이 인도를 앞두고 있었다. 30만 톤 규모의 이 선박은 도크에서 조립이 완료된 후 해상에서 시운전을 마치고 막바지 점검을 받고 있었다.

이 선박의 가장 큰 특징은 이중연료 추진 시스템을 통해 LNG로도 운항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선박유와 LNG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고압 이중연료 추진엔진과 LNG 저장에 유용한 고망간강 연료탱크가 적용된 세계 최초의 유조선으로 LNG 단독으로는 최대 1개월간 운행이 가능하다.

또한 한화오션의 스마트십 솔루션인 HS4와 자동항해 장치 등이 적용돼 선박의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운항을 도와주며 신규 적용되는 천연가스 추진 시스템의 안전한 운항을 지원한다.

▲막바지 작업 중인 이중연료 추진 VLCC는 LNG 연료 덕분에 탄소 배출이 적어 친환경적이다.
▲막바지 작업 중인 이중연료 추진 VLCC는 LNG 연료 덕분에 탄소 배출이 적어 친환경적이다.

◆탄소규제 맞춰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 진행 중

LNG로 탄소 배출을 줄인 초대형 원유 운반선처럼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탄소 배출이 적은 이중연료 추진선 발주량은 2017년 10척에서 2022년 98척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에도 3분기까지 100척의 이중연료 선박이 발주됐다.

이는 기후변화 속에서 해운업계에서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7월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를 통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08년 대비 최소 20% 감축하고 2050년경 순 배출량 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에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 내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에서 LNG를 통한 선박 운항에 필요한 재액화·재기화 시스템은 물론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연구 중이다. CCS(탄소 포집 및 저장) 시장이 커지면서 액화 이산화탄소의 해상 운송을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한화오션 조대현 책임연구원은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는 2015년 전 세계 조선소 중 최초로 준공된 극저온 연구시설로, 실제 장비와 동일한 조건에서 LNG와 극저온 가스 관련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슬로싱 연구센터에서는 액화가스 운반선의 화물창 안전성을 검증하는 테스트가 이뤄진다.
▲슬로싱 연구센터에서는 액화가스 운반선의 화물창 안전성을 검증하는 테스트가 이뤄진다.

슬로싱 연구센터에서는 LNG나 암모니아 등의 액체가 선박의 움직임에 따라 출렁이면서 선박 화물탱크에 충격을 주는 현상을 연구한다. 이곳에는 모형탱크에 대해 실험이 가능한 슬로싱 모션 플랫폼 2기와 500여 개의 압력 센서 등이 구비돼 있으며 무인자동화 시스템이 갖춰져 24시간 실험이 가능하다. 

한화오션 이상범 책임연구원은 "타 기관 대비 가장 우수한 성능의 실험 장비를 바탕으로 다양한 조건에서 테스트가 가능하다"며 "최근에는 친환경 에너지원 연료 탱크 및 화물창에 대한 실험을 주로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산 인력 부재 극복 위해 생산성과 안전성 높인 스마트 야드 구축 중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LNG선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늘고 있는 조선업계에도 큰 고민이 있다. 사람이다. 용접이나 도장 등의 어렵고 위험한 업무를 수행할 인력이 날로 줄고 있는 것이다. 국내는 물론 동남아에서도 인력 수급에 나섰지만 문제 해결에는 갈 길이 멀다.

이에 한화오션은 인공지능(AI), IoT(사물인터넷) 등의 ICT 기술을 조선소에 적용한 '스마트 야드'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선박 공정률이나 시운전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으며 조선사 중 최초로 드론으로 조선소를 모니터링하며 선박 블록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한화오션은 자체 개발한 로봇을 작업 현장에 도입해 조선소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한화오션은 자체 개발한 로봇을 작업 현장에 도입해 조선소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업무 효율을 높이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용접 신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생산혁신연구센터에서는 휴대가 편하고 밀폐된 구역에서도 용접이 가능한 로봇에 대해 지난해 현장 태스트를 진행한 상태다. 또한 레일 없이도 한 번에 용접이 가능한 자동용접장치를 개발해 내년부터 국내외 조선, 해양 업체에 판매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한화오션 권순도 스마트야드연구팀장은 "조선업의 생산인력 부재 해결을 위해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생산방식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한화오션은 로봇과 데이터 중심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유기적인 스마트야드를 구축해 누구나 안전하고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조선소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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