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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HMM 인수 성공땐 ‘퀀텀 점프’...막대한 금융비용·해운업 침체기·노조 반대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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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HMM 인수 성공땐 ‘퀀텀 점프’...막대한 금융비용·해운업 침체기·노조 반대 '첩첩산중'
  • 송민규 기자 song_mg@csnews.co.kr
  • 승인 2023.12.1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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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이 HMM(옛 현대상선) 경영권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HMM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면 재계 27위였던 하림그룹은 13위까지 ‘퀀텀 점프’를 하게 된다.

하림그룹은 팬오션을 인수한 뒤 정상화한 경험을 바탕으로 HMM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또한 팬오션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국적선사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인수를 위한 차입금에 따른 막대한 금융비용은 고민거리다. 해운업도 침체기에 있다는 점도 문제다. 여기에 HMM 노조도 하림그룹 인수 반대에 나섰다.

지난 18일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협상을 거쳐 2024년 상반기 중으로 거래를 종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경영권 매각을 통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지분 57.9%(3억979만156주)를 매각하게 된다. 하림그룹은 인수액으로 6조4000억 원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주체인 팬오션의 자산유동화와 영구채 발행, 계열사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인수액의 절반가량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재계 서열이 27위로 공정자산총액은 17조 원대다. HMM은 재계 서열 19위로 공정자산 총액은 25조 원대다. 피인수기업인 HMM의 규모가 하림그룹보다 8조 원이 더 많은 것이다.

하림그룹이 HMM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재계서열 13위인 CJ그룹을 제치는 ‘퀀텀 점프’가 가능해진다.

 

▲김홍국 하림 회장.
▲김홍국 하림 회장.

재계 관계자는 “하림그룹이 팬오션을 인수한 뒤 정상화한 경험을 바탕으로 HMM도 정상화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림그룹은 팬오션을 인수한 뒤 곡물 운송에 활용하는 등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내왔다. 사료를 제조하려면 곡물을 안정적으로 운송해와야 하는데 벌크선이 주력인 팬오션은 곡물 운송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다만 해운업의 업황이 침체기인 것은 고민거리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월 5109.60이었던 것이 2년이 지난 15일에는 1093.52로 5분의 1토막이 났다. 이에 따라 HMM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전년보다 54.8% 감소한 8조3994억 원, 영업이익도 94.3%가 급감한 5640억 원으로 예상된다. 

인수과정에서 하림그룹은 영구채 전환 3년 유예를 요구했으나 이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영구채를 전환하게 되면 하림그룹이 보유한 HMM의 지분은 더 낮아지게 된다.

인수를 위한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 부담도 클 것으로 보인다. 인수비용 절반을 팬오션과 다른 계열사들이 부담하더라도 남은 3조 원 가량은 차입금을 활용해야하기 때문이다. HMM에는 현금성 자산이 많지만, 산업은행이 배당규모를 제한할 것이라고 공언한 점도 고민이다.

HMM해원연합노조도 하림그룹은 자기자본 비율이 부족하다며 인수에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하림그룹이 HMM의 현금성 자산 빼내 빚을 갚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HMM해원연합노조는 사측과 단체협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파업권 확보를 위해 결렬을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은 19일 입장문을 내고 “HMM과 팬오션은 컨테이너-벌크-특수선으로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며 “양사가 쌓아온 시장수급과 가격변동에 대한 대응력이라면 어떠한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황도 충분히 타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림그룹은 “협상을 잘 마무리하고 본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벌크 전문 해운사인 팬오션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안정감 있고 신뢰받는 국적선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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