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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상품' 증권사만 없는 이유는?...은행·보험사와 주 고객층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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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상품' 증권사만 없는 이유는?...은행·보험사와 주 고객층 달라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4.01.1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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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올해도 상생금융 확대 독려를 위해 '상생·협력 금융 신상품' 공모를 진행하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권의 참여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주도의 상생금융방안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금융소외계층에 집중되어 있는데 자산가 중심의 증권사 고객층과 다르기 때문이다. 

대신 증권사들은 소비자 접점이 있는 금융상품의 금리를 조정하고 공시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건전한 영업문화 개선 등의 방식으로 소비자 편익을 올리는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올해 상생금융 우수상품 공모전을 열어 금융회사들의 상품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상생금융 우수상품 공모전을 열어 금융회사들의 상품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 "이자장사 중심 은행과 달라" 상생금융 상품 내기 어려운 증권사

금감원은 금융권 상생금융 참여 확대를 독려하기 위해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상생·협력 금융신상품 공모전을 열고 우수 상품으로 선정된 금융회사에게 시상했다. 오는 17일에는 우수사례로 선정된 상품 중 의미있는 실적을 거둔 회사들에 대해 이복현 금감원장 주관 시상식도 열린다. 

이미 공개된 1·2차 공모전 수상 회사에는 자산규모 기준 국내 6대 은행이 모두 포함됐고 보험업권에서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이, 여신전문금융업권에서는 우리카드와 네이버파이낸셜이 이름을 올렸다. 
 


제도권 금융사 중에서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캐피탈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17일에 공개되는 3호 우수사례에도 이들 업권 회사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증권사들은 상생금융 신상품 관련 내부 논의를 진행했지만 자본시장과 상생금융을 매칭할 수 있는 상품을 찾기 어렵다는 공통된 반응이었다. 증권사 주 타겟층과 상생금융 수혜 대상인 금융소외계층과의 접점이 없기 때문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이자 경감책을 꺼냈지만 증권사는 신용대출도 생계유지가 아닌 주식투자 자금으로 성격 자체가 다르다"면서 "금융당국에서도 강조하는 상생금융은 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금융소외계층에 집중돼있어 증권사들이 만들어 낼 만한 상생금융상품이 없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상생금융이 '고금리 이자장사' 논란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막대한 이자수익을 얻고 있는 은행과 보험사와 달리 수수료 수익 중심의 증권사에도 상생금융에 있어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권에서 내놓은 상생금융방안은 ▲서민 대상 대출상품 금리 인하 ▲소상공인 결제대금 무료 조기정산 ▲차상위계층 우대금리 제공 등 기존 이자이익 일부를 금융소외계층에 환원하겠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들은 초과이익의 일부를 돌려받을 만한 고객층이 극히 적고 수익구조 역시 금리 상승에 따라 막대한 이자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오히려 증시 상황에 따라 각종 수수료 수익이 등락을 반복한다는 점에서 은행, 보험업권과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대신 예탁금이용료율과 신용융자이자율 산정체계 개편 및 공시제도 개선 등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편익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른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타 업권과 달리 증권업은 특정 업체의 과점 시장이 아닌 수 십개 증권사들이 모인 완전경쟁 시장이라는 점에서 고객 편익을 최대한 추구하고 있다"면서 "최근 증권사마다 예탁금이용료율을 올리고 신용융자이자율 인하에 나서는 등 개인고객 접점에서도 편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업권 특성상 상생금융 상품이 나오기 어려운 사업 구조라는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동참을 위한 독려는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상품의 경우 여유자금이 있는 고객 위주로 취급하기 때문에 상생이라는 부분과 매칭되는 영역이 없다보니 은행과 보험업권 위주로 상품이 개발되고 있다"면서 "우리가 보기에도 상생이라고 할 만한 상품이 잘 나오지 않고 있는데 계속 독려는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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