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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리딩금융은 KB금융지주, 리딩뱅크는 하나은행 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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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리딩금융은 KB금융지주, 리딩뱅크는 하나은행 수성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4.02.08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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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회장 양종희)가 은행/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효과로 신한금융지주(회장 진옥동)를 제치고 지난해 리딩 금융지주 자리를 탈환했다.

은행 부문은 하나은행(행장 이승열)이 기업대출 부문을 중심으로 고성장을 기록하면서 다른 대형 시중은행을 제치고 2년 연속으로 리딩뱅크 자리에 오르며 고성장 기조를 이어갔다.

그러나 민생금융지원방안과 부동산PF 관련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대다수 금융지주사들이 역성장을 했고 올해도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하락 우려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 카드·캐피탈 제외 고성장 KB금융 리딩금융....우리·BNK금융 충당금 영향으로 하락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1.5% 증가한 4조6319억 원을 기록하면서 신한금융지주를 2639억 원 차이로 제치고 1년 만에 리딩 금융자리를 되찾았다. 

특히 은행계 금융지주사 8곳 중에서 KB금융만 지난해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에 성공했다.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견고한 수익 포트폴리오 구축이 비결로 꼽힌다.

우선 은행 부문은 KB국민은행이 지난해 업권 내에서 가장 많은 민생금융지원 비용을 지출하고도 순이익이 전년 대비 8.9% 증가한 3조2615억 원을 기록했다. 

비은행 부문도 보험 계열사인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7529억 원, 25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1%와 88.7% 늘었고 KB증권 역시 같은 기간 107.5% 증가한 3896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조달금리 상승과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카드와 캐피탈, 저축은행 계열사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핵심 비은행 계열사인 증권, 보험계열의 실적개선이 두드러지면서 상쇄할 수 있었다. 보험-증권-카드-캐피탈로 이어지는 KB금융의 탄탄한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KB금융과 오는 16일 실적발표 예정인 농협금융지주(회장 이석준)를 제외한 6개 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 일제히 순이익이 감소했다. 감소폭은 다르지만 ▲충당금 적립 ▲민생금융지원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한 4조3860억 원에 머물렀다. 신한카드가 어려운 업황에도 순이익 감소를 최소화하면서 선방했고 신한라이프가 전년 대비 순이익 5.1% 증가에 성공했지만 신한투자증권이 지난해 사옥매각 기저효과와 사모펀드 관련 보상비용,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전년 대비 75.5% 감소하며 비은행 부문 실적이 감소했다.  

우리금융지주(회장 임종룡)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0.6% 감소한 2조5167억 원으로 전체 은행계 금융지주사 중에서 순이익 하락폭이 가장 컸다. BNK금융지주(회장 빈대인) 역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8.6% 감소한 6303억 원에 달했다. 두 회사 모두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충당금을 많이 쌓으면서 수익성도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대손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112.4% 증가한 1조8810억 원에 달했는데 특히 지난해 4분기에만 절반에 가까운 8020억 원을 추가 적립했고 BNK금융 역시 누적 충당금 전입액이 전년 대비 72.9% 증가한 9526억 원에 달했다.
 


은행 부문은 민생금융지원 영향으로 전체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둔화됐다. 은행계 금융지주 계열사 기준으로 11개사 중 4개사만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에 성공할 정도다. 은행별로 순이익의 10%를 민생금융지원 기금으로 내야하는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다. 

그 와중에 하나은행이 2년 연속 리딩뱅크 수성에 성공한 점은 눈에 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2.3% 증가한 3조4766억 원으로 증가액도 가장 많았고 증가율도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은 기업대출 중심의 우량자산 성장 전략과 비이자이익 증가 등으로 호실적을 이어갔다.

대출시장의 경우 기업 원화대출금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한 162조460억 원을 기록했는데 중소기업대출(10.4%)과 대기업대출(31.5%)이 견조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금은 0.6% 감소한 128조4030억 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의 경우 지난해 하나은행의 수수료 이익과 매매평가익은 8708억 원과 94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9%와 114.2% 증가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 중심의 우량자산 성장과 동시에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의 자산성장을 바탕으로 고물가 등 대내외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도 수익기반을 유지했다"면서 "손익구조 및 체질개선을 통해 비이자부문에서 외환매매익과 유가증권 등 트레이딩 실적 증대로 이어진 매매평가익과 퇴직연금과 방카슈랑스 등 자산관리 및 외화 관련 수수료 증가에 기인한 수수료 이익 등을 확보하며 견조한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올해 금융지주와 시중은행들의 실적 개선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금융당국발 민생금융지원 요구가 이어지고 있고 부동산PF의 경우 금융당국이 사업성이 없는 사업장에 대해 예상 손실액의 100%를 충당금으로 적립하라는 등 일회성 비용 문제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은행 이자이익 하락 가능성도 높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이 두 차례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금리 인하시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져 이자이익 하락은 불가피하다.

비이자이익의 경우 올해 급격하게 번지고 있는 은행권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 의혹 영향으로 신탁상품을 포함한 은행권 금융투자상품 판매가 위축되는 상황이다. 현 상황에서 수수료 비즈니스를 개선하기 위한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에서 실적 하락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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