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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3년 만에 노조추천 이사 후보 안 내는 까닭은?...낮은 찬성률에 실효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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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3년 만에 노조추천 이사 후보 안 내는 까닭은?...낮은 찬성률에 실효성 지적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4.02.2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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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주조합을 통해 매년 노조추천 이사 후보를 냈던 KB금융 노조가 내달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3년 만에 후보를 내지 않는다. 

KB금융 노조는 지난 2017년부터 우리사주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냈지만 낮은 찬성률로 인해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KB금융은 다음 달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정기주총에서는 정관상 보장된 사외이사 임기 5년을 모두 채운 김경호 사외이사를 대신해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올랐고 권선주·오규택·최재홍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도 상정됐다. 
 

지난 2017년부터 등장했던 우리사주조합 추천 사외이사 후보 안건이 없는 점이 눈에 띈다. 사외이사 후보 뿐만 아니라 우리사주조합 자격으로 낸 주주제안도 보이지 않는다. 

KB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우리사주조합 측에서 노조추천이사 후보 제안이 들어오지 않았다"면서 "지난 13일이 주주제안 마감 시점이어서 주주제안을 할 수 있는 기간은 이미 지났다"고 말했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수 년간 우리사주조합 추천 사외이사 후보를 제안해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했지만 5% 안팎의 낮은 찬성률을 얻는데 그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초기에는 지배구조 개선 목적으로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인물을 제시했고 최근 2년 간은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부실 논란을 의식해 국제금융 내지 인도네시아 금융 전문가를 후보로 내세웠다. 

우리사주조합 추천 사외이사 후보의 낮은 득표율이 매년 이어지자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는 윤종규 당시 회장이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윤 회장은 "노조가 5~6년 째 주주가치와 기업가치 증진을 목표로 같은 주주제안을 하고 있는데 찬성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면서 "진정으로 주주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인지 조직논리에 매몰된 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라는 방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지만 높은 찬성률을 가져올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정하는 것이 고민이다. 이번 주총에서 후보를 내지 않더라도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라는 방향성은 유효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KB금융 노협 관계자는 "과거 추천했던 후보들이 결국 선임되지 못한 점에서 형식적인 추천보다는 내실있게 면밀히 검토하려는 부분"이라며 "노조추천이사제라는 방향성을 갖고 향후에도 계속 추천할 것이고 선진 금융기관에서는 노조추천이사제가 당연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조한 금융지주 모범관행을 발표하면서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에 대한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모범관행에 따르면 사외이사의 직군, 전문분야, 성별 등이 치우치지 않도록 이사회 역량 구성표를 작성해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와 신규 이사 선임 시 활용할 것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노조추천사외이사 역시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도입을 시도했지만 수출입은행을 제외하면 아직 임명된 사례는 없다. 금융당국이 이사회 다양성을 계속 강조하는 상황에서 향후 금융권 노조추천사외이사제 도입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는 지배구조 모범규준 도입으로 인해 사외이사 선임이 민감한 시기여서 오히려 새로운 인사를 모셔오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번 주총 시즌에서는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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