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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탕쿠르가 왔다" 프랑스 '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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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탕쿠르가 왔다" 프랑스 '법석'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7.05 0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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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분하고 억울해서 참 많이 울었는데, 오늘은 기뻐서 눈물이 납니다."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에 인질로 억류돼 있다가 6년 만에 구출된 잉그리드 베탕쿠르 전 콜롬비아 대통령 후보가 자유의 몸이 된 둘째날인 4일 제2의 고향인 프랑스 땅을 밟았다.

   프랑스에 사는 딸 멜라니(22)와 아들 로렌조(19),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이 탑승한 가운 전날 보고타에 도착했던 프랑스 대통령 전용기가 기수를 돌려 베탕쿠르를 태우고 이날 오후 파리 서부 빌라쿠블레이 공군기지에 도착한 것이다.
공군기지에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가 이례적으로 직접 나가 베탕쿠르를 영접했다.

   사르코지 대통령과 카를라 브루니 여사는 전용기 트랩을 내려온 베탕쿠르와 감격적인 포옹을 한 뒤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잉그리드 베탕쿠르, 환영합니다. 프랑스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당신처럼 고통을 겪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터널의 끝에는 빛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면서 "이제 당신은 자유의 몸이고 당신 앞에 놓인 삶과 당신 주변의 가족들로 인해 빛이 난다"고 덧붙였다.

   이에 베탕쿠르는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프랑스의 공기를 마시고 여러분과 함께 하게 되다니 정말로 내게는 감격스런 순간"이라고 흥분된 어조로 화답했다.

   "프랑스는 나의 고향이고 여러분은 나의 가족"이라고 프랑스와 프랑스인들에게 애정을 표한 베탕쿠르는 몰려든 지지자들을 향해 "(붙잡혀 있을 때는) 분하고 고통스러워서 참 많이 울었는데, 지금은 기뻐서 눈물이 난다"고 소회를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는 베탕쿠르와 가족, 지지자 등을 엘리제궁으로 초청한 가운데 별도 환영행사를 열었다.

   만찬에서 베탕쿠르는 자신의 구출을 위해 노력한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뒤 "아직도 FARC에 붙잡혀 있는 수백명의 인질들이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으며 사르코지 대통령은 "계속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공항 주변과 엘리제궁 앞에는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몰려 콜롬비아와 프랑스 국기를 흔들며 베탕쿠르를 반겼다. 의사당 건물 외벽에는 "베탕쿠르, 마침내 자유를 찾았다"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리기도 했다.

   연일 베탕쿠르 소식을 대서 특필하고 있는 프랑스 언론들은 베탕쿠르가 5일 파리에 있는 한 병원에서 정밀 건강 검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콜롬비아와 프랑스의 이중국적을 갖고 있는 베탕쿠르의 석방을 위해 외교력을 집중했으며 베탕쿠르는 구출 직후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각별히 감사한다는 뜻을 밝혔다.

   콜롬비아 출신이지만 한때 프랑스인과 결혼해 프랑스 국적도 보유하고 있는 베탕쿠르는 부친이 유네스코 대사로 재임하던 시절 파리에서 성장해 파리 정치대학(시앙스포)을 졸업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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