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아람코(35%)가 지난해 1515억 원, GS칼텍스의 지분 50%를 소유한 미국의 석유 메이저 칼텍스사가 1455억 원을 각각 배당받았다.
또 현대오일뱅크의 주식 70%(작년 50%)를 갖고 있는 IPIC(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근거지를 둔 외국 석유자본)가 694억 원(현 지분 기준 971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배당총액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에쓰오일의 경우 지난 2003년까지만 해도 배당금 총액이 1736억 원이던 것이 2004년 4003억 원으로 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에도 4328억 원에 달했다. 올해 첫 분기 배당금 역시 주당 1500원(액면가 2500원)으로, 총 1267억 원이 주주들 몫으로 빠져나갔다.
에쓰오일의 고배당 정책 덕에 지난 91년 총 4억 달러를 투자해 경영권을 확보한 아람코는 최근 5년 동안의 배당금(4899억 원)만으로 초기투자금액 이상을 벌어들였다.
GS칼텍스는 미국 칼텍스사에 최근 3년 동안 주식 배당액으로 8840억 원을 가져갔다.
석유 메이저 자본들은 안정적인 원유공급원이자 대주주라는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위험부담이 큰 재투자보다는 안정적인 수익 회수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수익창출→고배당→저투자`의 악순환으로 인해 국내 정유업계는 `규모의 경제` 실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할 마땅한 대안도 없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회사들이 원유를 원활히 제공받기 위해 석유 메이저 회사를 최적의 파트너로 삼아온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등이 새로운 투자 경쟁지역으로 부각되면서 외국계 대주주들과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원유 개발 등 위험부담이 큰 국가적 과제보다는 안정적인 고배당 정책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