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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가수들, '텅빈 공원'에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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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가수들, '텅빈 공원'에서 공연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2.1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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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 15주년을 맞아 정부 후원으로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막을 올린 '2007 한중문화교류축제-루미나리에'가 출발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한국의 타갈드코리아와 중국 베이징거화원화(北京歌華文化)는 16일 당초 예정보다 40분 늦은 오후 6시10분(현지시간) 하이뎬(海淀)공원에서 한중문화교류축제 개막식을 거행했다.

이번 축제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영수 타갈드코리아 대표는 "중국 공안당국에서 행사 인가를 오후 6시 넘어서 내주는 바람에 결국 개막 시간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베이징시 부시장을 비롯한 중국과 한국측 귀빈들이 개막식에 불참한 것은 물론 관객 규모도 예상치인 1만5천명에 훨씬 못미치는 100명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전 그룹 '부활'의 보컬 김재희와 조병권, 록밴드 프라나, 함소원, 트로트 가수 왕소연, 오이안 등 한류 스타들이 100여명 앞에서 열창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특히 대장금 열풍을 타고 한국 음식이 동남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번 한중문화교류축제에서 한국 전통음식을 소개하는 장터에는 고작 컵라면이 전부였다.

다음달 11일까지 베이징 하이뎬공원에서 열리는 이번 한중문화교류축제는 한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하는 첫 행사로 한국 문화관광부와 중소기업중앙회, 한중친선협회 등이 후원하는 행사다.

그러나 이번 축제를 후원한 정부 관계자 등의 모습은 아예 찾아볼 수도 없었으며 추위와 함께 축제 열기가 식어가자 150위안이란 큰 돈을 내고 입장한 중국 관객들도 하나둘 자리를 떴다.

가족과 함께 축제에 참가한 한 베이징 시민은 "한국 가수들이 노래를 잘 한다고 해서 정말 큰 마음 먹고 왔는데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날씨도 추워 귀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공원 임차료 등의 명목으로 베이징시 당국에 벌써 30억원을 줬다"면서 "중앙방송(CCTV) 등 중국 방송사들이 홍보광고를 하면 다음 주부터는 관객들이 모일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축제는 당초 지난 10일부터 열릴 예정이었으나 개막식 전날인 9일 밤 갑자기 돌풍이 불면서 행사장 주변에 설치한 축대 일부가 무너져내려 안전을 위해 일주일 연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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