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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부품값.수리비 부르는 게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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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부품값.수리비 부르는 게 값"
"숙련공 없어 수리 불가능 사례도 많아"..소비자들'비명'
  • 이경환 기자 nk@csnews.co.kr
  • 승인 2009.07.20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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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경환 기자] 안정성과 편의성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질주하고 있는 고가의 수입차들이 정작 AS에서는 낙제점을 받고 있다.

결함이 발견되거나 고장이 나도 AS기간이 한없이 늘어지는 것은 물론 국산차들에서 흔히 제공하는 무상 수리도 유상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AS가격마저 정비소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수입차 AS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술진들이 해외에서 들여 온 수입차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거나 부품을 들여오는 데 필요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수입 자동차에 대한 부품 값 공시 등 공임가격에 대한 규제가 없어 현재 부르는 게 값이 됐다”면서 “특히 일부 고가 수입차 고장의 경우 국내 기술진들이 아예 수리를 하지 못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BMW.렉서스.혼다.아우디.푸조.크라이슬러 등 수입차들에 대한 소비자 피해 제보가 줄을 잇고 있다. AS부재에 대한 불만이 대부분이다. 최근에 접수된 사례를 모아 본다.

# 수입차 부품, 3배나 뻥튀기 '소비자 봉'


서울 신당동에 살고 있는 이 모(남.37세)씨는 지난 2005년 수입차인 ‘사브 93-리니어’ 차량을 4천여만 원에 구입했다.

그렇게 4년여 간 차량을 이용해 오던 이 씨.

최근 라이트 전구가 망가져 전남 광주 쪽 서비스센터 두곳에 가격을 문의했다. 그 결과 한 곳에서는 3만원, 또 다른 곳에서는 6만원의 부품비용을 청구했다.

2배나 차이가 나는 것이 의아했던 이 씨는 사브 측에 전화를 걸어 문의를 했다. 이 과정에서 이 씨는 더 황당한 얘기를 듣게 됐다.

지난 해 2월께 이 씨의 차에 설치된 CD플레이어가 고장나 교환을 했는데 현재 해당 CD플레이어의 가격이  당시의 3분의 1수준인 30만원 밖에 하지 않았다.

1년 전 이 씨가 교환을 할 때 CD플레이어 부품 가격만 80만8천700원이었으며 공임 4만원, 부가세 8만 원대 등 모두 93만원을 지불했다.

부품가격을 인하한 것과 공임비 등을 제외하더라도 무려 50만 원 이상 차이를 보이는 것.

어이가 없었던 이 씨가 당시 수리내역 및 영수증을 본사에 보내 항의했지만 담당자는 “본사 측으로서도 이해가 안 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더욱이 본사 직원은 “나중에 CD플레이어 가격이 오르면 그 때 싸게 샀다고 위안을 삼아라”는 황당한 말도 덧붙였다.

이 씨는 “수입차 서비스 센터는 고객을 봉으로 아는 모양이다”며 “AS센터마다 가격이 모두 다르니 수리할 때마다 소비자가 부품 쇼핑을 하러 다녀야 할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사브 관계자는 “현재 민원을 접수, 해결 중에 있는 만큼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고가 수입차, 출고 1주일 만에 시동 '뚝'

경기도 안양에 살고 있는 양 모(여.35세)씨는 지난 3월 중순께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크라이슬러 매장을 찾아 뉴세블링 차량을 4000여만원에 구했다.

같은 사양의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GM대우차등 국산차보다 크게 비쌌지만 품질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구입했다.

그러나 그런 양 씨의 이런 기대는 오래 가지 않았다.

차량을 출고 받은지 1주일여 만에 주차장에 세워 둔 차량을 빼기 위해 시동을 걸고 후진 기어를 넣자 갑자기 시동이 뚝 꺼졌다.

다시 시동을 걸기 위해 키를 돌리자 시동이 걸려  양 씨는 별다른 문제가 아니라고 여겼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에는 키를 돌리자 시동이  걸리더니 금방 다시  꺼졌다.

이후 차는 아예 시동 조차 걸리지 않아  양 씨는 결국 크라이슬러 AS센터에 전화를 걸어 견인차를 요청, AS센터에 입고 시켰다.

이틀 여가 지난 뒤 차량을 점검한 담당직원은 "시스템 상의 오류였을 뿐 수리가 다 됐다"면서 입고 된 차량을 찾아가라고 연락했다. 그러나 양 씨는 새 차에서 이런 문제가 생긴 만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 씨는 "새 차에서 두 번이나 운행 중 시동이 꺼졌는데 고속 주행시 이런 결함이 또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 아니냐"면서 "한 달이 넘도록 불안한 마음에 입고시킨 차량을 찾아 오지도 못하고 있는 만큼 차량 교환이라던가 환불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크라이슬러 코리아 관계자는 "이미 모든 수리가 돼 있는 상황에서 고객이 차량을 찾아가지 않고 있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내부 규정이 있는 만큼 차량 교환이나 환불 조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타이어 결함  "내 책임 아니야 타이어업체에 얘기해"


성남에 살고 있는 정 모(여.42세)씨는 지난 해 6월께 수입차인 ‘푸조’의 307SW 차량을 4천여만 원에 구입했다.

구입 후 3만km 정도 주행한 최근 정 씨의 한 지인은 타이어 옆면이 이상하다며 정비를 받아 보라고 권유했다. 실제로 자세히 살펴보니 조수석 쪽 앞, 뒷 쪽 타이어의 특정 부위가 똑같이 부풀어 올라 있었다.

공기압이 빠지지 않은 걸로 보아 펑크도 아닌 것 같아 정비소에 의뢰하니 ‘코드절상’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코드절상이란 타이어 고무 속 와이어가 망가진 것이다. 움푹 파인 웅덩이 등을 거칠게 지나갈 경우 압력을 받아 타이어 고무 속에 있는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형태를 잡지 못해 변형이 일어나는 것이다.

타이어나 휠 등에 아무런 흠집조차 없는 데다 코드절상이 발생할 정도로 거칠게 운행을 하지 않았던 정 씨는 푸조 측에 전화를 걸어 원인규명을 요청했다.

푸조 측은 “코드절상은 소비자 과실”이라고 잘라 말하며 “자세한 사항을 알고 싶다면 타이어 회사인 피렐리 측에 문의하라”고 일축했다.

타이어만 따로 구매한 것도 아니었던 만큼 정 씨는 자동차 회사가 처리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지만 담당직원은 “푸조 내부의 방침인 만큼 타이어나 내비게이션 등 외주로 생산된 제품은 외주업체에 문의하라”는 답변만 이어갔다.

할 수 없이 타이어 공급 업체인 피렐리 측에 전화로 상황을 설명하자 담당직원은 “코드절상의 경우 100% 소비자 과실인 만큼 무상으로 AS를 해줄 수 없다”고 역시 잘라 말했다.

억울한 마음에 정 씨는 국내 타이어 업체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AS여부를 문의하자 대다수의 업체들이 “제조상 과실이나 사용자 과실을 묻지 않고 코드절상인 경우 2년 이내에 현품 또는 현금 보상을 해준다”는 설명을 듣게 됐다.

이 같은 사실을 푸조 측에 다시 한 번 알리고 최소한 소비자 과실인지, 제조불량인지에 대한 원인 규명이라도 해 달라 요청했지만 푸조 측은 현재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정 씨는 “국산 타이어 업체들은 대다수가 2년 이내에는 코드절상에 대해 무상 수리가 되는데 유독 푸조차만 안 된다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면서 “더욱이 푸조라는 브랜드를 믿고 차를 구입했는데 책임을 타이어 업체로 미루는 점도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그럼 차 엔진이 고장 나면 소비자는 엔진공장을 찾아가 AS를 요청하고 트랜즈 미션이 나가면 트랜즈 미션업체를 찾아가야 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푸조 관계자는 “고객이 운행을 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만큼 회사 측에서의 보상은 어렵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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