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박찬구 전 회장이 어제 자신의 '해임'이 부당하다며 '법적 대응'을 발표한 성명서 파문이 채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동반 퇴진한 박삼구 명예회장 측의 대응에 따라 사태가 지난 2005년 두산가 '형제의 난' 처럼 '파국'으로까지 치닫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주목을 끌고있다.
금호그룹과 함께 ‘형제경영’으로 재계의 모범이었던 두산그룹은 지난 2005년 박용오 전 두산건설 회장이 당시 두산산업개발(현 두산건설) 경영권 다툼으로 형제들의 경영 비리를 폭로함으로써 박용오 전 회장 일가는 두산그룹에서 퇴출됐다.
4년이 지난 현재 형제경영으로 유명한 금호아시아나그룹 역시 그룹위기에 대한 책임을 놓고 형제간 법적공방으로 치달아 폭로전 양상마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많은 재계 관계자들은 두산처럼 금호 사태가 극단적인 상황까지 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두산과 금호의 경영환경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한 관계자도 “그룹 유동성 위기의 단초를 제공한 풋백옵션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너 일가들의 경영권 다툼은 그룹을 추락시킬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를 잘 알고 있는 오너 일가가 극단적인 폭로전이나 반목을 이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내다봤다.
대우건설 채권단 측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내홍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을 잘 팔아도 풋백옵션으로 인해 최대 3조원대의 금융부담이 그룹에 남겨지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가 지금처럼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공중분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번 내홍은 곧 마무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어제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비롯한 금호아시아나 그룹 계열사 주식들이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