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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갈비는 미국 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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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갈비는 미국 갈비(?)
  • 장의식 기자 jangeuis@consumernews.co.kr
  • 승인 2006.09.19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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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리나라가 미국과 벌이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에서 이른바 ‘LA갈비’ 가 가장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쇠고기 수입을 재개한다는 데는 큰 무리없이 합의했지만 LA갈비를 놓고는 첨예하게 맞붙었다.

  농림부측은 “뼈는 물론 뼈가 붙은 LA갈비 등도 수입허용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시장성이 높은 LA갈비 수입허용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03년 국내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19만9000t) 의 66.3%인 13만2000t이 소위 LA갈비였다.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2003년 12월 광우병 파동으로 전면 중단돼왔다.

그렇다면 미국산 LA갈비가 수입되지 않으면 그 고소하고 쫀득쫀득한 LA갈비는 맛볼 수 없는 것인가. 결론은 ‘NO’. 한우로 된 LA갈비도 얼마든지 있다. LA갈비가 미국산이라는 오해는 다분히 ‘이름’ 때문이다.

  정육업계에서 LA갈비는 찜갈비와 구분되는 구이용 갈비를 의미하는 용어다. 보통 찜갈비는 갈비를 결인 횡으로 잘라 고기가 뼈를 감싸듯 손질된 갈비고 LA갈비는 갈비를 결과 반대인 세로로 잘라 갈비뼈가 고기의 한쪽에 몰려 있는 형태다.

   찜갈비는 갈비뼈의 두께 때문에 자연히 두꺼워져 구이 등으로 익히기 힘들어 찜으로 먹는다. 반면 LA갈비는 두께가 얇아 숯불이나 프라이팬 등에서 쉽게 익힐 수 있어 구이로 제격이다.

  문제는 구이용 갈비의 이름이 왜 LA갈비인가 하는 점이다. 정육업계에서는 국내 전통 갈비는 찜용뿐이었는데 갈비를 구이로 즐겨 해먹는 미국에서 구이용 갈비가 들어오자 이를 LA갈비로 불렀다는 것이다.

‘미국 갈비’ 혹은 ‘수입 갈비’가 아니라 'LA'라는 특정 지역 이름이 사용된 것은 이 구이용 갈비가 LA에 집중 거주하는 교포들에 의해 국내에 전파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교포들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선물용으로 국내에 없는 구이용 갈비를 대거 반입해 친지들에게 나눠주면서 이를 먹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LA갈비로 부르게 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구이용 갈비가 인기를 얻자 한우로도 구이용 갈비를 내놓지만 역시 LA갈비로 불린다. LA갈비가 이미 원산지 개념이 아니라 고기의 형태에 관한 정의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LA갈비의 수난이 점철되면서 정육업계는 LA갈비 대신 구이용 갈비 등의 ‘본래 이름’을 되찾기 위해 정부 당국에 건의서를 내는 등 노력하고 있으나 농림부조차 ‘LA갈비’라는 용어를 여과없이 사용해 업계를 난감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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