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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맛은 우리가…" '전자 김치독' 4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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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맛은 우리가…" '전자 김치독' 4파전
  • 백상진 기자 psjin@consumernews.co.kr
  • 승인 2006.09.1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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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의 틈새시장으로 지난 1995년 첫 선을 보인 ‘토종 가전’ 김치냉장고의 국내 보급률은 현재 80%에 달한다. 김장독과 냉장고에 의존하던 가정의 김치문화를 김치냉장고가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다.

김치냉장고에는 도대체 무슨 비밀이 숨어있는 것일까. 김치는 재료는 같아도 소금의 농도, 숙성 온도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김장철인 11월 하순의 땅 속 온도인 5도와 한겨울의 땅 속 온도인 영하 1도 사이에서 보관되는 것이 김치맛의 비결이다. 이것을 김치냉장고가 해결했다.

김치냉장고의 냉각방식은 냉장고와 다르다. 냉장고는 냉장실 내의 기체를 냉매로 냉각시켜주는 간접 냉각방식이다. 하루에도 수십번 문을 여닫다보니 온도제어가 어렵고 음식물의 수분도 빨리 증발된다. 하지만 김치냉장고는 냉장실 자체를 냉각하는 ‘직접 냉각 방식’을 택했다. 정밀한 온도조절을 가능하게 된 것이다. ‘김치의 과학’은 여기서 시작됐다.

김치냉장고는 해를 거듭할수록 똑똑해지고 있다. 김치맛을 유지·발효·숙성시켜주는 것은 기본이고 묵은지, 동치미를 만드는 기능까지 등장하고 있다. 또 김치만 보관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야채, 생선, 고기, 와인 보관 등 용도가 다양해지고 있다. 소비자입장에서 보면 선택의 폭이 그만큼 커졌다.

요즘 들어 주방이 거실화하는 추세에 따라 김치냉장고는 디자인적 요소가 강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뚜껑식 모델은 김치의 신선도와 맛을 보존하는 기본기능이 제일 뛰어나다. 다만, 뚜껑을 열어 김치통을 꺼내고 넣기는 아무래도 불편하다. 서랍식은 용기를 넣고 꺼내기 좋지만 냉장고 안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힘들다. 뚜껑식과 서랍식을 결합한 복합식은 전력소모가 비교적 큰 편이다.

성수기인 가을철을 맞아 가장 뜨거운 판촉전을 벌이고 있는 브랜드는 삼성전자의 ‘하우젠’, LG전자의 ‘디오스’, 위니아만도의 ‘딤채’, 대우일렉의 ‘클라쎄’ 등이다. 이들 브랜드는 저마다 기능과 품질의 차별화를 내세우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김치 맛을 7개월 동안 유지할 수 있는 ‘아삭아삭 맛관리 시스템’ 기술을 하우젠 김치냉장고에 적용했다. 뚜껑을 여닫을 때 냉기를 빠르게 회복시켜 주는 ‘도어 센싱’ 등의 기술을 이용한 것이다. 김치 맛이 변하지 않도록 용기·뚜껑 등 4단계에 걸쳐 공기를 차단하는 ‘4중 밀폐 기술’도 이 회사 김치냉장고의 특징이다. 또 김치통을 저장고내에서 꺼내지 않고 김치만 꺼낼 수 있는 '업그레이드 잠금이'를 적용, 사용의 편리성을 높였다.

LG전자는 발광 다이오드(LED)에서 나오는 파장으로 유산균의 생육을 조절해 김치맛을 7개월 이상 유지할 수 있는 ‘광 맛지킴 기능’을 적용했다. 또 김치의 숙성을 여러 단계로 조절해 김치 맛을 원하는 대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살짝 살얼음이 낀 동치미를 만들고 유지시켜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또 와인, 레드, 실버, 골드, 화이트 5가지 색상에 300ℓ짜리 스탠드형까지 크기를 다양화하고 소비전력을 월 9.9㎾로 낮춰 기존 제품(월 15㎾)보다 전기료 부담도 줄였다.

위니아만도는 2007년형 모델에 김치의 맛과 영양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류코노스톡 유산균’을 대량으로 만드는 발효과학 기술을 적용했다. 고급형 제품은 휴대전화 화면과 같은 액정화면이 달려 있어, 제품의 조작 방법, 사용 설명, 작동 정보 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최대 6병의 와인까지 보관할 수 있는 ‘딤채 와인 미니’ 도 선보였다.

대우일렉도 최대 12개월 동안 김치 보관이 가능한 신제품 ‘클라쎄’를 내왔다. 김치냉장고 상부에 냉각팬을 장착, 온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인터쿨러 시스템’ 기능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올해 김치냉장고 시장은 예년과 비슷한 126만대(1조원) 규모에 이를 것을 전망된다. 생산업체는 대기업, 중소기업을 합쳐 19개, 브랜드는 10여개에 이른다. 이중 위니아만도,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 제품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태다. 김장철을 앞두고 점입가경의 ‘마케팅 대전’을 벌이고 있는 김치냉장고 업계. 올해는 과연 어느 회사의 제품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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